SK하이닉스가 눈독 '영국 팹리스 ARM'..퀄컴서 인수 검토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반도체 설계자산(IP) 1위 업체인 영국 ARM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ARM 지분 투자에 관심이 있다”며 “ARM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필수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ARM 인수를 위해 다른 반도체 업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면서 “컨소시엄이 충분히 큰 경우 ARM을 완전히 인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퀄컴이 ARM 공동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컨소시엄을 이룰지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여러 국가 업체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RM은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들에 기본적인 설계도면인 ‘설계자산’을 제공해 돈을 벌기 때문에 ‘팹리스들의 팹리스’라고도 불린다. 프로세서 명령어 세트와 아키텍처 등 기본적인 설계도만 만들어서 팹리스들에 라이선스 형태로 공급하고 매출액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애플의 ‘A15 바이오닉’ 등 스마트폰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사물인터넷용 칩 등 대부분의 저전력 반도체들이 ARM의 IP에 의존한다. ARM의 최대주주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다.
ARM은 2020년 9월부터 미국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와 합병을 추진했지만, 미국·유럽연합·영국 등 경쟁당국의 반대로 결국 지난 2월 포기했다. 현재 ARM은 합병 대신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영국 정부는 ARM이 런던증시가 아닌, 뉴욕증시에 상장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외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퀄컴이 각국 경쟁당국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한다는 모양새를 만들어야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31일 퀄컴과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에 대해 “사업경쟁력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업체와 ARM 공동 인수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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