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계속 집에서 일하고 싶어요

이윤정 기자 2022. 5. 31. 22: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7월부터 ‘메타버스 근무’
장소 상관없이 가상공간서 일해
네이버, 출근·재택 선택 제공
직원들, 출근 변경 땐 ‘이직’ 의사
애플 디렉터는 출근 지침에 ‘사표’
‘업무는 장소보다 방식’ 인식 확산

이달 초 애플 머신러닝의 핵심 디렉터였던 이안 굿펠로가 사표를 던졌다. 애플이 이달부터 ‘주 3회 사무실 근무’ 방침을 내건 것이 이유로 알려졌다. 굿펠로는 전면 재택근무를 보장하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으로 돌아갔다.

구글의 인공지능(AI) 핵심인재로 꼽혔던 굿펠로는 2019년 애플로 이직한 뒤 ‘애플카’ 등 미래 주요 사업을 이끌어왔다. 미국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애플카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엔데믹(주기적 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지난 2년간 재택근무를 실시했던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무실 출근을 추진하자 핵심 인재들이 반발하며 ‘이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는 7월부터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해 재택근무제를 사실상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어디에서’ 일하느냐보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카카오는 근무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동료와 연결돼 온라인으로 일하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7월부터 시행한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카카오 직원들은 각자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되 텍스트, 음성, 영상 등의 수단으로 동료와 협업한다. 기존 원격근무와 달라지는 점은 직원들이 음성채널에 실시간으로 연결돼 서로 소통한다는 점이라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산하에 ‘공동체 일하는 방식 2.0 TF’를 신설해 근무방식을 고민했고 새로운 근무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지난 2년간 생산성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협업, 소통 등 다소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워크 등 기존 협업툴을 그대로 활용해 메타버스 근무제를 안착시킬 계획이다.

네이버도 7월부터 직원들이 자유롭게 근무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를 시행한다. 직원들은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과 ‘원격 근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달 초 ‘커넥티드 워크’를 발표하면서 “네이버는 언제, 어디서 일하는가를 따지기보다는 더 본질적인 ‘일의 본연의 가치’에 집중, 신뢰 기반의 자율적인 문화와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이 끝나도 IT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재유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리크루팅 기업 로버트 하프가 전문직 종사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현재 재택근무가 사무실 출근으로 바뀐다면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는 회사로 이직할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설문에서 맞벌이부모(55%), 밀레니얼세대 전문직(65%)은 이직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회사도 재택근무로 사무실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다만 네이버는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제2사옥인 ‘1784’를 완공했고, 카카오도 신사옥을 준비 중인 만큼 향후 공간활용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신사옥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면서도 “새로운 근무제에 맞는 공간 계획을 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