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복점 결국 영업 중단..발등에 불 떨어진 롯데
롯데 측 "1일 임시 휴무"..재추진 구체적 행동 등 대책 고심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이 6월1일부터 잠정적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부산시는 31일 이 상업시설들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해온 이 시설들의 승인 기간은 31일 만료됐다. 이에 따라 이 시설들에 입점한 800여개 점포는 문을 닫게 돼 직원 3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영업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근 상권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롯데가 옛 부산시청 터에 이 시설들과 함께 랜드마크로 건립하기로 한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업체 측의 사업 추진 의지도 미약해 상업시설만 활용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롯데그룹은 옛 부산시청 터에 107층(428m)짜리 빌딩(타워동)과 백화점동 등을 짓기로 하고 2000년 건축허가를 받았다. 롯데백화점 광복점(2009년), 아쿠아몰(2010년), 마트(2014년) 등 3개 동만 먼저 지은 뒤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핵심 시설인 롯데타워는 1층도 올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타워 안에 주거시설을 넣겠다는 롯데의 요청이 여론의 반대로 무산됐고 2013년 터파기 공사를 끝으로 공사는 중단됐다. 주거시설을 허가받을 때까지 짓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롯데는 2019년 기존 계획을 백지화했다. 공중수목원과 전망대 등을 갖춘 높이 약 300m, 56층 규모의 타워동을 건립하는 것으로 변경해 2023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0년 부산시 경관위원회 재심의 결정이 난 후 사업은 다시 중단됐다.
롯데는 최근 롯데타워의 높이를 300m로 유지하면서 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이는 파도 모양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경관심의를 다시 신청해 지난 26일 조건부 통과했다. 롯데는 오는 10월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설계 변경에 따른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2026년 말까지 롯데타워 건립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는 롯데 측의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사업 추진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롯데타워 건립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나 진정성에 대해 롯데 측이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백화점 등의 임시사용 승인 기간만 연장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롯데 측이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모습을 취해야 임시사용 승인 연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임시사용 승인 기간 연장 여부는 담당부서 과장(4급)의 전결 사항이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국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이 내부 검토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우선 6월1일을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임시 정기휴무일로 정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백화점 등의 영업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부산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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