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도 유급휴가?" '가사근로자법' 시행 앞두고 엇갈린 반응

김소연 기자 2022. 5. 3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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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6일 시행, 가사근로자 4대보험·유급휴가 보장
"권익 향상" vs "고용비 부담" 엇갈린 반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사근로자에게 연차 유급휴가와 4대보험 가입 등을 보장하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사근로자법)' 시행을 앞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사근로자 등 특수고용직의 노동권 보호를 위한 새 기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가사서비스 이용자의 비용 부담 증가로 수요가 감소해 최악의 경우 가사근로자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국회에서 통과된 가사근로자법 시행령 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이달 1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법은 가사근로자의 연차 유급휴가와 최저임금, 4대보험 가입 등을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 서비스 제공 회사에 적용되고, 주변 소개나 일반 직업소개소를 통해 가사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다.

정부는 법 시행 이후 5년간 가사근로자의 최대 30%가 정부 인증 회사의 근로자로 편입해 법적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법 시행을 두고 일부 가사·돌봄 노동자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근로자의 법적 지위와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 서구의 한 가사근로자는 "최저임금이 보장되고 연차 유급휴가를 쓸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면서 "몸이 아파도 수입이 끊길까봐 참고 일한 경우가 많은데 이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 시행으로 인해 오히려 가사근로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사근로자의 4대보험 혜택 등 보장은 곧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서비스 수요 감소로 이어져 가사근로자 일자리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유성구 노은동 주민 박모(38) 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어쩔 수 없이 이모님(돌봄노동자)을 고용하고 있다. 매달 250만 원씩 드리는데 앞으로는 300만 원까지 늘어날 것 같다"면서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 같아 이모님 고용을 다시 생각해보려 한다. 주변에서도 벌써 도우미 고용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사서비스 업체 한 관계자는 "근무 조건과 환경이 좋아지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가사서비스 시장을 놓고 봤을 땐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다"며 "이쪽(가사근로)은 영세사업자들이 주를 이뤄서 시장 자체가 작다. 수요가 줄면 일자리 전반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이 같은 반응을 고려해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과 이용자에 대해 국세 또는 지방세를 감면하거나 고용보험료, 산업재해보상보험료, 건강보험료 및 연금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가사근로자의 고용 안정 등 지원 방안 또한 지속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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