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확산 '원숭이두창' ..당국, '관심' 발령, 법정감염병 2급 추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영국 보건안전청

방역 당국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도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감염병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30일 위기관리전문위원회 자문과 31일 원숭이두창 관련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원숭이두창에 대한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한다고 31일 발표했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고위험집단에서의 위험도는 ‘중간’, 일반인에서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되었다”며 “질병자체의 영향력은 낮으나, 고위험집단에서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했다.

국내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발령하는 조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심각’ 단계로 지정돼 있으며,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관심’ 단계 감염병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만 고시 개정 이전에는 신종 감염병 증후군으로 선제 관리된다. 2급 감염병은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코로나를 비롯해 결핵,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수두 등 22종이 지정돼 있다. 의료기관 등은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하거나 여행하는 국민들은 현지에서 유증상자나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과 안전여행수칙을 시켜야 한다”면서 “귀국 후 3주 이내 발열, 오한, 수포성 발진 등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1339로 문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유사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중·서부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은 지난 7일 영국에서 첫 환자가 발견된 후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기준 31개국 473명의 확진자와 136명의 의심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29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해 ‘보통위험(moderate risk)’ 수준으로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