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吳, 끝까지 네거티브".. 2호선 노선 따라 막판 구애 [6·1 지방선거]

박지원 2022. 5. 3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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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세현장 르포
출근길 인사 시작으로 14곳 일정
딸·아들도 동행하며 지원 유세
홍대 앞 거리서 유세 마무리
‘따릉이 공약’ 발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잠실역 인근에서 ‘따릉이 공약’을 발표한 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6·1 지방선거 전 마지막 유세일인 31일 지하철 2호선 노선을 따라 서울 시내를 일주했다. 하루에 14곳을 찾는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며 송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을 둘러싼 국민의힘 공세에 반박하고 막판 표심 끌어모으기에 집중했다. 

송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기호 1번이 적힌 파란 상의에 흰색 바지, 푸른색 운동화 차림으로 나타난 송 후보는 바쁘게 출근하는 시민들 틈에서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하고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에는 신당역과 왕십리역, 잠실역, 삼성역, 사당역, 신림역, 양천구청역, 신촌역 등 2호선 역을 순회하며 유세를 진행했다. 이날 유세에는 송 후보의 딸과 아들도 동행했다.

왕십리역에서 잠실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유세가 금지된 지하철 차량 안에서는 시민들과 조용히 눈인사를 나눴다. 송 후보를 보기 위해 다른 칸에서 찾아온 지지자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본투표 전 마지막 유세일인 만큼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유세 현장을 찾은 직장인 이혜림(26)씨는 “마지막 날이라 후보에게 힘을 주고 싶어 직장에 연차를 내고 왔다”며 “오늘 모든 일정을 따라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지자 정유정(29)씨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송 후보가 선뜻 출마해준 것이 고마워서 지난 19일 공식유세 시작 후 하루도 빠짐없이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고 있다”며 “‘절실한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힘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아들 송주환 씨와 지하철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송 후보는 2호선 순회에 이어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중 유세를 한 뒤 마포구 홍대 앞 거리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몰린 용산역 광장 집중유세에는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해 힘을 보탰다. 송 후보는 “더도 말고 0.73%포인트 차이로 이기자”며 역전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지원 유세차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투표하면 이긴다’는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김포공항 이전에 관한 국민의힘 측 공격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우형찬·최선 서울시의원이 오세훈 후보에게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폐합하고 양천구와 강서구 일대를 개발하는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오 후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바 있다”며 “그런데 이준석 대표와 오 후보는 저와 이재명 후보 공약에만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론화해 보자는 것이지 지금 당장 하자는 것도 아닌데 호들갑 떨며 ‘억까’(억지로 비난하는) 정치를 하는 국민의힘은 스스로를 돌이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힘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도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내놓은 사실을 오 후보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저를 조롱했다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오 후보가 비판한 구룡마을 개발이익 배분에 관해서는 “부동산 개발이익을 시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약속도 충분히 검토하고 근거를 마련했다”며 “제가 시장에 당선되면 1년 안에 실현해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사당역 유세 현장 인근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상대방의 ‘네거티브’ 전략을 비판했다. 그는 “저는 그간 정책 비판 외에 인신공격이나 고발을 하지 않고 품격 있게 선거운동을 해 왔다”며 “공약 경쟁력 등에서 자신 있기 때문에 고발을 남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소회를 밝히며 웃고 있다. 송영길 후보 캠프 제공
다음은 송 후보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선거운동 마지막 날 소회가 어떤가. 

그간 행복하게 선거운동을 했다. 정책적 비판을 할지언정 인신공격이나 네거티브 공세는 하지 않았고 고발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인 오세훈 후보는 제가 인천시장 시절 ‘실패한 시장’이었다거나 ‘도망간 시장’이라며 근거 없는 공격을 했지만 전 이런 식의 공격은 하지 않고 정책 부분을 비판하고 선거운동과 TV토론 등 모든 걸 그래도 품격있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시민들로부터 공약의 콘텐츠 측면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상대 후보와 비교해 서울시장 후보로서 자신 있는 점은 어떤 부분인가.

오세훈 후보는 이미 서울시장을 세 번이나 했고 이제 네 번째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 만큼 정책적 상상력이 이제 다 고갈됐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제가 구룡마을 개발이익을 가상자산으로 서울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하니까 오 후보가 ‘공상 과학 소설’이라고 비판했다. 이건 정책적 상상력이 없다는 걸 스스로 자백한 셈이라고 본다. 반면 저는 서울시장에 처음 도전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훨씬 많다.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욕도 넘친다.

─국민의힘 측이 오 후보의 최근 서울시장 임기 8개월간 서울시 부채가 약 4조7000억원 증가했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유포했다며 본인과 민주당 의원들을 고발한 데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와 관련해 우리 캠프 측에서 무고죄로 맞고소하겠다고 해서 조금 전에 제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시의원들이 제출한 결산 보고 재무제표에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인데 고발까지 한 걸 보니, 오 후보의 아픈 점을 찌른 모양이다. 본인 공약에 자신이 없어 고발을 남발하는 걸 수 있겠단 생각도 들고. 저는 공약 경쟁력 등에서 자신 있기 때문에 고발을 남용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 유세지를 이재명 후보가 대선 당시 마지막으로 유세했던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로 정한 이유가 있나.

대선 패배를 설욕하자는 의미가 있다. 대선 때는 0.73%포인트 격차로 졌지만 이번에는 0.73%포인트 차이로 이겨보자는 포부를 담았다. 실제 유세를 다니며 여론조사와 실제 민심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현장에서 느끼는 지지도가 좋아서 유세 다니며 기분이 좋았다.

─유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한 마디는.

송영길에게 던져주시는 한 표가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우리나라가 검찰공화국을 향해 갈 거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균형을 잡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다. 송영길이 서울시장 초선에 성공하면 얼마나 열심히 할지, 그걸 생각해달라.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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