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기도망지사가 김포공항마저 도망가게 해" 십자포화(종합)
(서울·성남·제주=연합뉴스) 이슬기 최덕재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회의원 보궐선거(인천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꺼내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때리며 막판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두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제주지역 관광 산업은 물론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의 생활권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파고들면서 반대 여론을 최대한 결집하는 모습이다.
선거전 종반부에 떠오른 김포공항 이전 이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 제주·경기·인천 등 박빙 접전지에서도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선대위 지도부는 이날 제주와 경기·충청·강원 등으로 나뉘어 민주당 후보들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한 반대 여론전을 펼쳤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를 방문한 이후 제주특별자지도청 앞에서 '제주완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완박'은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제주도를 완전히 박살 내는 공약'이라는 의미를 담아 국민의힘이 만든 조어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전'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김포공항 폐항이다. 원주·청주로 가서 (비행기를) 타라는 것은 폐항"이라며 "수도권 주민들이 제주도를 찾는 것도 어려워지지만 제주도민들이 수도권 방문할 때도 상당한 불편을 야기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김포공항 이전 반대를 놓고 '반(反)지방자치적 태도'라는 표현을 썼다"라며 "이런 중요 공약을 정당 내부에서 조율하고 내놓아야 하는 것이 정당정치다. 김포공항을 둘러싼 민주당의 아무말 대잔치는 반책임정치, 반정당정치적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제주 유세를 마친 뒤엔 서울로 올라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김포공항 폐항도 자기들끼리만 쑥덕대면 되던 시절의 관성을 버리지 못하고, 본인이 대통령이라도 되는 양 이재명 후보가 오만하게 폭주한 결과"라며 "그렇게 해도 제주도는 찍어줄 것이라는 오만함 속에 터진 공약 사고"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의 연이은 유세에서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 때리기가 집중됐다.
경기 성남 야탑동에서 연 '경기도 총집결 필승 유세'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 경기도에 인천까지 망치기 위해 허위사실을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다"라며 "김포공항을 없애고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보고 원주·청주 공항을 이용하라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경기도망지사'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마저 도망가게 하고 있다"라며 "'김포에서 인천까지 10분이면 간다', '대형여객기 수직이착륙 시대'라는 등 허언증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포공항 이전은 공약이 아니라 장기과제로 검토하자는 협약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라는 취지의 질문에 "공약과 협약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후보가 나와서 김포공항을 없애버리겠다고 말한 것은 말장난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혼자 해괴망측한 상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라고 한다면 그 말이야말로 해괴망측한 변명"이라며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전체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양금희 선대위 대변인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계양을 선거만 두고 보면 이 공약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보는데, 계양을 주민들조차도 공약의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대부분 아실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패착"이라고 했다.
허은아 선대위 대변인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이 대통령 됐으면 어떡할 뻔했어'라는 얘기가 (세간에) 있다"라며 "오직 이재명의 배지를 위해서 민주당까지 힘들게 하고 있다.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선 "이재명 후보가 남발 중인 무리수가 되려 이재명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며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의견이 분분하고, 수도권과 제주도의 접근성을 떨어뜨려 제주경제가 완전히 박살 나는 우려로 서울-인천-제주도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선대위 메시지본부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포공항인지 '김포공황'인지 아리송하다. 좌충우돌하는 김포공항 이전 내분으로 거대 야당은 거의 공황 상태에 온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어떤 지역에서 지지해주는가를 보고 최종 결정할 생각'이라는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어정쩡함은 더 큰 실망"이라며 "표 좀 얻자고 내지르는 '막 공약'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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