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도 기호도 없고, 이름만 달랑..깜깜이 교육감 투표용지

전형민 2022. 5. 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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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 위해 정당·기호 없애

◆ 6·1 교육감 선거 ◆

연두색 바탕의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를 받아들면 우선 당혹감마저 든다. 기호도 없고 정당 표기도 없고 오로지 후보자 이름만 나열돼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후보자 이름이 옆으로 쭉 나열돼 있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만 이렇게 다른 이유는 뭘까. 바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이다. 현행법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후보자 등록 신청이 개시되기 1년 전부터 당적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당이 공개적으로 후보자를 지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기호를 붙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과거 한때 기호를 병기했지만, 특정 정당 소속 후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물론 깜깜이 선거로 무조건 '기호 1번'을 받으면 당선되는 듯한 분위기도 기호를 없애는 데 한몫했다. 후보자 이름을 옆으로 나열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위아래로 쓰면 마치 우열을 나누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교육감 선거는 가로형 교호순번제(交互順番制) 투표용지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역 선거구별로 이름 순서도 다르다. 차례로 이름 순서를 바꾸는 순환 배열이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모든 후보자가 동일한 수의 투표용지에 첫 순서로 게재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감 선거는 정파성을 빼고 공정성을 기하려고 노력했지만, 깜깜이 선거로 인해 후보자 인지도로 당락이 갈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비교적 인지도가 확보된 현역 교육감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 워낙 인지도가 떨어지는 탓에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들이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진보나 중도·보수 등 정파성, 정치적 이념을 강조하기도 한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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