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거판 흔든 '김포공항 이전' 원희룡 측근도 공약
제주 총투표율 60% 초중반 예상..유불리 따지기 어려워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제주 선거판이 들썩
국민의힘, 제주관광 고사시키는 공약이라며 강력 반발
원희룡 국토부장관 최측근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
이기재 국민의힘 양천구청장 후보 5대공약 하나로 선관위에 제출
조용하던 제주지사 선거전, 김포공항 이전 논란에 공방 격화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우열 가리기 힘든 초박빙 구도
제주도교육감 선거, 개표시간 가장 길 거라는 예상 나와
제주도의원 선거,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누가 제1당 될까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2년 5월 31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31일)은 92번째 시간인데요. 6.1 지방선거와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 판세와 막판 변수를 이인 기자와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인> 선거가 바로 코 앞에 와 있습니다. 바로 내일(6월 1일)이면 본투표가 이뤄지는데요. 제주지사와 제주교육감, 제주시을 국회의원, 제주도의원 등을 뽑는 이번 선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박혜진> 지난 27일과 28일 사전투표가 있었죠? 제주의 투표율은 어땠나요?
◆이인> 제주지역 사전투표율은 21.38%였습니다. 제주도 유권자 56만 5084명 중에 12만 841명이 투표를 한 겁니다. 이는 전국 평균 투표율 20.62%보다는 0.76%P 높은 겁니다. 다만 4년전 제주 사전투표율 22.24%보다는 0.86%P 낮습니다.
◇박혜진> 전국 평균보다는 높았는데 4년전 보다는 낮다는 거죠? 서귀포시가 투표율이 더 높다구요?
◆이인>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20.99%, 서귀포시는 22.41%입니다. 서귀포시가 투표율 상승을 견인한 건데요. 제주시을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같이 치러지는데도 오히려 서귀포시 투표율이 더 높은 상황입니다.
◇박혜진> 그럼 내일(6월 1일) 본투표까지 포함하면 최종 투표율은 얼마나 될까요?
◆이인> 4년전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역 최종 투표율은 65.9%였습니다. 이번 사전투표율이 4년전 보다 조금 낮았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 6.1 선거도 60%를 넘길 것으로 보이고 잘하면 60% 중반도 되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옵니다.
◇박혜진> 투표율이 높으면 어느 정당이 유리할까요?
◆이인> 과거에는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층도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봐서 민주당 등 진보정당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국민의힘 지지층도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고 2-30대 남성들의 국민의힘 지지도 많아지면서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박혜진>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 조용하던 제주 선거판이 뜨거워졌어요?
◆이인> 바로 김포공항 이전 공약 때문인데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공식화하면서 논란이 뜨거워졌습니다. 국민의힘이 제주관광을 고사시키는 공약이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혜진> 김포공항 이전, 최근에 불거진 쟁점이죠?
◆이인> 이재명 후보가 지난 26일 방송토론회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다음날인 27일에는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합하면서 이전하고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공격 선봉에 나서며 당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어요?
◆이인> 이준석 대표는 지난 28일에 이어 오늘(31일)도 제주를 찾아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재명 후보 일신의 안위 만을 위해 김포공항 폐항을 공약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수도권 주민들의 제주 방문이 어려워지는 만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도 했습니다.
◇박혜진> 이재명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주장도 했어요?
◆이인> 이준석 대표는 "제주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도 안하고, 전국을 헤집어 놓으면서 본인 선거에만 몰두하는 게 개탄스럽다"며 "경주마처럼 본인 앞 외에는 하나도 알지 못하고 신경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민과 국민께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이재명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공동 대응에 나섰어요?
◆이인>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는 어제(30일) 김포공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제주도민들의 항공 편의는 물론 서울과 경기도, 제주의 관련업계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라며 김포공항 이전을 비판했습니다.
◇박혜진> 선거캠프를 비대위로 전환하기도 했어요?
◆이인>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29일 자신의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김포공항 이전 저지 제주도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습니다.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관광 고사로 이어지고, 이는 지방소멸을 의미한다며 거듭 이슈화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박혜진> 그런데 국민의힘 쪽에서도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한 사실이 드러났다구요?
◆이인>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기재 국민의힘 양천구청장 후보가 이미 공약으로 내놓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기재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집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5대 공약의 하나로 제시했습니다.
◇박혜진> 어떤 내용인가요?
◆이인> 이기재 후보는 공약집에서 '공항 소음피해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뒤 '김포공항 이전 지속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양천구가 김포공항과 인접해 있어 주민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호소하는데 따른 것입니다.
◇박혜진> 잠시 언급됐지만 이기재 후보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최측근이죠?
◆이인>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는 원희룡 장관이 국회의원을 하던 지난 2007년 당시 원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원 장관이 제주도지사를 하던 2014년에는 제주도 서울본부장에 임명됐습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원희룡 장관의 국회의원 3선 지역구였던 서울 양천구갑에서 총선 출마까지 했고 이번 6.1 지방선거에선 양천구청장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박혜진> 그래서 지역구 물려주기라는 비판까지 받을 정도였죠?
◆이인> 이기재 후보는 당시 총선에 출마할 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희룡 모셨던 이기재라고 하면 대부분 쉽게 이해하고 대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큰 장점"이라며 오히려 자랑까지 했습니다. 김포공항 이전과 관련한 주무부처가 국토교통부이고 장관이 원희룡 이라는 점에서 최측근인 이기재 후보의 공약이 더 무게감 있다는 말까지 야당 일각에서 나옵니다.
◇박혜진> 그런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기재 후보는 공약을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이인> 자당 소속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낸 데 대해선 이준석 대표는 관대했습니다. 오늘(31일) 제주도청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일대는 공항소음 민원이 있어 이 구청장 후보 공약 상황이 이해가 간다"고 옹호했는데요.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이재명 후보가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인천 계양구도 김포공항과 인접해 있어 소음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민주당은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합니다.
◇박혜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지난해에는 김포공항 이전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구요?
◆이인> 지난해 7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김포공항 이전에 대한 견해를 시의원이 묻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당히 경청하고 검토해볼만한 제안이라 생각한다"고 답했구요. 국민의힘 인천 중구청장 예비후보였던 박정숙 인천시의원도 지난해 8월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천공항과 통합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혜진> 민주당은 역공에 나섰죠?
◆이인> 이재명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오늘(31일) 논평을 내고 "이기재 후보는 제주도 서울본부장을 지냈는데 국민의힘 주장대로라면 제주도 공직자 출신이 제주도민에 칼을 꽂는 공약을 한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박혜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어요?
◆이인> 김난준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정치인들이 김포공항 이전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실도 모른 채 오로지 상대 진영의 분열과 갈등을 의도하며 선동을 해왔던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의 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자살골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혜진> 김포공항 이전 공약 때문인가요? 제주도지사 선거전이 치열해졌어요?
◆이인> 제주지사 선거의 경우 특별한 이슈가 없어서 조용한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요. 선거 막바지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 불붙으면서 제주지사 선거전도 확실히 뜨거워졌습니다. 연일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와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 사이 김포공항 이전을 둘러싼 공방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전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쟁점이 됐어요?
◆이인>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에는 민주당 김한규, 국민의힘 부상일, 무소속 김우남 후보가 출마했는데요. 최근 부상일 후보의 '제주도가 전라도화됐다'는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고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 효과 때문인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김한규 후보와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박빙 양상을 보였습니다. 선거 막판 김포공항 이전 논란까지 불거지며 이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
◇박혜진> 제주도교육감 선거도 안갯속 판세죠?
◆이인> '제주도교육감 선거가 개표 시간이 가장 길지 않겠느냐!' 교육계 안팎에서 나온 예상입니다. 그야말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판세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실제 개표과정에서도 1,2위가 실시간으로 바뀔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제주에서 가장 판세를 알 수 없는 선거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진보성향의 이석문 후보와 보수성향의 김광수 후보는 모레(6월 2일) 새벽까지 손에 땀을 쥐며 개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혜진> 제주도의원 선거는 어떤가요?
◆이인> 4년전 민주당이 싹쓸이 했던 제주도의원 선거는 이번 만큼은 어느 당도 다수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도의원 제1당을 목표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는데요. 1당이 되려면 21석 이상을 얻어야 합니다. 제주도의원이 모두 45명이긴 하지만 지역구가 32곳, 비례대표 8명이고 나머지 5석은 제주도교육의원인데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40석 이니까 제1당이 되려면 21석 이상을 얻어야 합니다. 제주도의원 선거 역시 어느당이 1당이 될지는 개표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박빙 상황입니다.
◇박혜진> 내일(6월 1일) 투표는 몇시부터죠?
◆이인> 사전투표처럼 본투표도 오전 6시부터 할 수 있구요.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가능합니다.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는 반드시 주민등록지 내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하고 신분증도 필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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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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