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극복하고 싶다면, 3가지를 기억하세요" [인터뷰]

김가영 2022. 5. 3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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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이는 증상이 없을 때도 해당된다. 당뇨병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때 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 합병증은 실명부터 족부 절단까지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까? 내과 김영 원장(봉담센트럴내과의원)은 식단 관리, 충분한 수면, 그리고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뇨병 관리가 중요한 이유부터 관리 방법까지, 김영 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봉담센트럴내과의원 김영 원장 ㅣ출처: 하이닥

Q. 당뇨 합병증, 왜 경계해야 하나요?
당뇨 합병증이 무서운 이유는 처음에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데다가, 몸이 불편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합병증이 발견되는 시점에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일 수도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만성 당뇨 합병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는데 크게 대혈관 합병증, 미세혈관 합병증, 당뇨 족부 병변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대혈관 합병증의 대표적인 질환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잘 알려진 심장동맥질환, 뇌경색으로 잘 알려진 뇌혈관질환, 그리고 팔, 다리, 발 등의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말초혈관질환으로 다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모두 고혈당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와 동맥경화로 인해 동맥의 내경이 좁아지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가슴 통증, 호흡곤란, 두통, 사지 마비, 팔다리 저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나 심장의 혈류가 막히면 어느 날 갑자기 생명에 치명적인 문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더욱 작은 미세한 혈관에 고혈당이 영향을 주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장기는 눈과 신장, 그리고 사지에 분포하고 있는 신경입니다. 눈에서는 백내장, 녹내장, 망막병증 등의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신장의 경우에는 당뇨병성 신증이 진행하면서 생기는 신기능 저하, 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데요. 당뇨병 신경병증은 당뇨가 시작한 지 5년 정도가 지난 후에도 비교적 일찍 잘 발생할 수 있으며 매우 흔한 편입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데요. △하지가 타거나 찌르는 느낌 △미세한 손발 조작이 어려움 △자율신경 증상으로 인해 어지러움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는 증상 △요실금 △설사 △변비 △성 기능 장애 등이 심해질 때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Q. 당뇨 관리 시 식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혈당 관리를 위해 식단을 구성하는 경우 혈당 지수(GI 지수, Glycemic index)가 낮은 음식을 드시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GI 지수는 우리가 특정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혹은 느리게 상승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수입니다.

GI 지수는 55 이하면 낮다고 볼 수 있고, 56~69는 중간, 70 이상은 GI 지수가 높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달거나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들은 GI 지수가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빵, 시리얼, 면, 흰 쌀밥, 감자, 시럽류, 떡, 라면 같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과 초콜릿, 케이크, 도넛 같은 단 음식들 모두 GI 지수가 70 이상으로 섭취 시 빠르게 우리 몸의 혈당을 올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GI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는 신선한 채소류, 버섯류, 콩류, 해조류, 우유나 두유 같은 유제품류가 있습니다. 딸기, 블루베리, 복숭아, 바나나 같은 제철 과일들도 낮은 GI 지수의 음식에 속하지만, 너무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혈당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편 해산물, 기름 적은 육류 등은 과도한 섭취만 피하면 괜찮습니다.

'무엇을 먹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시간에 과식과 야식을 피해야 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천천히 식사하고, 과식을 피하며, 자기 4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뿐만 아니라 여러 소화기계 질환, 비만을 일으킬 수 있는 나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 역시 혈당 조절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Q. 공복 혈당이 높아 고민인 분들도 있습니다.
당뇨 관리를 할 때 흔히 공복 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을 많이 측정합니다. 이중 공복 혈당은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하기 전에 측정합니다. 공복 혈당은 100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100~125mg/dL를 당뇨 전단계, 126mg/dL 이상을 당뇨로 보는데 당뇨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똑같은 약을 사용하더라도 이 공복 혈당이 126mg/dL 아래로 유지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췌장과 인슐린|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이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인슐린이란 음식을 먹어 혈당이 올라가면 혈액 속에 돌아다니고 있는 당 에너지를 저장고 역할을 하는 간, 지방, 근육 세포로 옮겨주는 호르몬입니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인슐린 역시 계속 분비됩니다. 이 과정에서 인슐린을 만들어서 분비하는 췌장이 지치게 되는데요. 이런 현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췌장 자체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또한 지속적으로 과다하게 분비된 인슐린으로 인해 간, 지방, 근육 세포가 둔감해지게 됩니다. '인슐린이 혈당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문을 열려고 해도 문이 너무 뻑뻑해서 열리지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또한, 비만 유병률이 최근 증가하면서 지방간, 복부비만으로 대표되는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내장지방은 산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염증 물질을 유발합니다. 이런 물질들은 전신에 악영향을 미쳐서 심장이나 혈관에는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간과 근육 세포의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회복하고 공복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는 가장 상식적인 생활습관들이 중요합니다. 비만, 그중에서도 특히 복부비만 관리를 위해 체중을 감량해야 하며, 체중감량 시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가장 기본이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저혈당 지수의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고, 주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 음주는 당연히 금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아울러, 근육량을 늘릴수록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어도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해주면서 근손실을 방지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혈당 수치, 수면 시간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요?
네 맞습니다. 여러 역학 연구에서 5시간 이하의 짧은 수면 시간이 당뇨병의 발생과 연관 있다는 결론들을 보고했고, 5년 이상 장기간 추적한 역학 연구에서도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2010년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는 하루 6시간 미만 잠을 자는 사람들의 경우 그 이상 잠을 자는 사람들에 비해 당뇨 발병률이 1.28배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합니다.

수면부족은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합니다. 교감신경계는 우리가 긴장하거나 운동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인데, 이 교감신경계의 활성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작용은 궁극적으로 당뇨병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은 우리 몸의 부신이라고 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를 맡고 있는 장기에 영향을 주어 부신기능항진증, 즉 스트레스 호르몬 과다 분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호르몬 역시 아침에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킵니다. 수면 부족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렙틴은 포만감을, 그렐린은 배고픔을 유발하는데 수면 부족 상황에서는 렙틴이 18% 감소, 그렐린이 28%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기전으로 인해 수면 부족이 당뇨 발생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뇨|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Q. 당뇨 관리 시 필요한 검사 항목이 궁금합니다.
당뇨병의 경우, 대개 40세가 되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생애주기검사로 선별검사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당뇨병 가족력, 비만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30세부터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는 당뇨병 합병증 검사로는 단백뇨 검사, 혈액을 통한 신장기능검사, 당화혈색소, 고지혈증 검사 그리고 망막증 검사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급여가 되지 않지만, 뇌경색의 위험도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 말초동맥의 동맥경화를 예측해 볼 수 있는 맥파전파속도 검사, 말초신경섬유의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신경전도검사 등의 검사 방법도 있습니다.

도움말 = 내과 김영 원장 (봉담센트럴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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