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이전·개발에..시민들 "기반 시설에 웬 APT" vs. "주민 피해 줄고 신도시 적지"

조권형 기자 2022. 5. 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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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역서 시민 의견 들어보니
부정 입장은 "김포공항 꼭 옮겨야 하나"
또 해저터널 제주KTX에 "말도 안 된다"
긍정 입장은 "김포 주변 주민 피해 줄어"
"9호선 있어 접근성 높은 신도시 될 것"
수도권매립지에 국내선 공항 짓잔 의견도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이슈로 확산하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에 설치된 TV 화면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수도권 서부 대개발' 공약이 지방선거 막판 가장 뜨거운 논쟁 지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 시민들도 공약에 대한 긍정·부정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경제는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여의도역 앞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김포공항 이전·개발 공약에 대해 실명 전제로 의견을 물었다.

서울경제에 실명 의견을 밝힌 시민은 4명으로 모두 서울 거주자였다. 10명 가량은 공약에 대해 ‘모른다’거나 ‘관심 없다’고 답했다.

서울경제는 답변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후보들이 개발 계획으로 △인천 계양·서울 강서·경기 김포 일대 대개발 △서울 서부는 제2의 강남·인천 계양은 제2의 판교 △총 40만호 주택 공급·30%는 청년·신혼부부 공급 △공급가는 서울 아파트 절반 가격인 5억원 수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통편 확충 방안으로 △서울 지하철 9호선 계양 중심부까지 연장 △GTX-D Y자 노선 연장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지하화 △공항철도 급행화 조속 추진 △KTX제주노선 해저터널 방식으로 2시간 연결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공약에 부정적인 시민은 3명이었다. 동작구에 사는 이인영(41) 씨는 급조한 공약 같아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취지의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급한 마음에서 나온 선거용 공약 같다”고 “(주택) 공급량을 늘린다는 것도 여태까지 발표 안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굳이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옮겨야 하나”라며 “현명한 공약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포공항 부지에 아파트 등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에도 부정 의견이 나왔다. 영등포구에 사는 김현이(31) 씨는 “김포 쪽에 아파트 공급이 많은데 굳이 신도시를 또 지어야 하느냐”며 “기반시설을 없애고 아파트를 만드는 게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김포공항 인근에 2만 가구 규모의 부천 대장지구 사업이 진행 중이고 김포 고촌지구 인근에도 민간택지개발이 이어지는 상황을 염두한 의견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 시민은 후보들이 제시한 교통편 확충 방안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금천구에 사는 박승원(26) 씨는 “(KTX제주노선을) 해저터널로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이재명 후보가 얼마 전에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10분 내로 간다고 했는데 그것도 시속 200km 이상, KTX급 이상으로 뚫어야 하는데 이것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재명 후보가 대선 때 김포항공이 강서구 자산이라고 했다가 보궐선거 나와서 폐쇄해야 한다는 것도 말도 안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2월 “첨단 과학기술 연구소들이 입주해 있는 마곡 첨단연구개발단지와 중국·일본 등 근거리 국가와 직통할 수 있는 김포국제공항은 강서구의 자산”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약에 긍정적인 시민은 김포공항 주변 주민들의 고통을 없앨 수 있고 신도시를 건설하기에 좋은 입지라는 이유를 들었다. 서초구 거주 박정훈(42) 씨는 “김포 일대 거주민들이 비행기 이착륙 소음 때문에 굉장히 불만이 많았다”며 “공항을 통합하면 이착륙 소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으니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김포 쪽은 서울 지하철 9호선이라는 아주 좋은 역세권을 끼고 있다”며 “김포신도시보다 더 접근성 있고 실효성 있는 신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씨는 김포공항 이전으로 제주 관광 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 확실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주 관광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부분은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백업 교통편이 확실하게 갖춰져야 통합안이 완성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 서구에 사는 이창동(41) 씨는 서울경제에 김포공항 부지의 개발 가치가 높아졌다는 이유로 공약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그는 “이미 김포공항 주변으로 상당히 많은 주거 인프라가 들어오고 있고 도심 속 공항 기능을 하기에는 토지의 부가 가치가 상당히 올라간 상황”이라며 “강남 집중화 현상에 대한 극복 대책으로 김포공항 부지를 잘 활용한다면 수도권 내 불균형과 강서·일산·인천·부천의 집값 안정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매립지 부지를 국내선 공항으로 개발을 검토하는 건 어떨까 한다”고 덧붙였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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