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바이블] 고용량 비타민 C 요법..과연 효과가 있을까?
종류만큼 효능도 다양한 ‘비타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이닥이 주준경(위례중앙약국) 하이닥 상담약사와 함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비타민 가이드를 자처한다. 하이닥의 바이타민블(VITAMIN+BIBLE)과 함께 비타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고용량 비타민 C 요법(Mega-dose vitamin C therapy)의 효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교수와 이완 캐머런(Ewan Cameron) 교수는 1976년과 1978년 합동 연구를 통해 고용량 비타민 C 요법의 효과를 증명했다. 이들은 논문을 통해 '고용량 비타민 C가 암 환자의 수명을 크게 증가시켰다'라고 발표했으며, 연구를 토대로 고용량 비타민 C 요법이 큰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양한 학술단체가 실험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는 실험 설계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비영리학술의료센터인 마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비슷한 실험을 3번이나 시도했으나 모두 검증에 실패했다.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도 이러한 결과를 고려하여 "고용량의 비타민 C 요법에서 암 치료제로서의 이점을 찾을 수 없다"라고 결론지었다. 이외에도 심장수술 전후로 비타민 C를 하루 1,000~2,000mg을 복용할 시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에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상반되는 연구결과로 인해 미국질병예방서비스위원회(USPSTF, 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에서는 비타민 A, C, E, 종합비타민제 또는 항산화 보충제 복용이 암이나 심장 및 혈관질환을 예방한다고 결론 내리기에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sation)에서는 고용량 비타민 C 요법의 부작용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WHO의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하루 1,000mg 이상의 비타민 C를 계속 섭취하면 '설사', '결석', '용혈'과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효과가 기대보다 높지 않은 것을 떠나서 부작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한, 몸속 세포노화 및 파괴를 방지하는 항산화 효과로 유명한 비타민 C가 오히려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영국 샐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Salford) 연구진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비타민 C 500mg과 위약을 같은 기간 동안 복용하도록 하며 DNA 내의 산화성 손상을 나타내는 두 종류의 단백질(8-oxoguanine, 8-oxoadenine)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비타민 C 복용 기간에는 위약을 복용하던 때보다 산화성 손상을 나타나는 8-Oxoadenine 수치가 더 높게 책정되었다. 일반적인 비타민 C 알약 함유량이 1,000mg인 것을 고려했을 때, 절반의 용량에도 산화적 손상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은 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결석도 고용량 비타민 C 요법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결석의 원인은 칼슘과 옥살산(Oxalate)이 방광에서 만나서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이 되고, 응집되면서 발생한다. 비타민 C는 결석의 원인이 되는 옥살산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스웨덴의 로라 토마스(Laura D. K. Thomas) 연구팀은 비타민C 보충제(1,000mg)를 섭취한 남성 907명과 섭취하지 않은 남성 22,448명을 1998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비타민C 보충제를 섭취한 남성 3.4%에게서 요로결석이 발병했으며, 비섭취군에서는 1.8%만이 요로결석에 시달렸다. 이는 비타민C를 하루 1,000mg을 섭취하는 것으로도 요로결석 발병률을 2배에 가깝게 증가시킴을 보였다. 종합 비타민을 같은 방법으로 비교한 결과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기에, 비타민C가 결석을 증가시킴을 입증하였다.
천연 비타민 C vs 합성 비타민 C
비타민 C 제품들은 다른 비타민보다도 유독 자연 그대로의 천연 비타민 사용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천연 비타민 C를 떠올리면 일반적으로 레몬이나 오렌지류가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야채나 과일과 비교했을 때 함유량에는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로즈힙(Rose hip)이나 아세로라(Acerola)에 많이 들어있다. 이와 같은 채소나 과일 등 비타민 C를 함유한 식품을 분말화하여 동결건조하면 천연 비타민 C가 된다.
천연 비타민 C에는 바이오 플라보노이드(Bio-flavonoid)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바이오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물질로 플라본(Flavone), 이소플라본(Isoflavone), 안토시아닌(Anthocyanin), 사포닌(Saponin) 등과 같은 식물성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바이오 플라보노이드는 비타민 C와 유기적 결합을 하여 그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단, 천연 비타민 C는 합성 비타민 C와 비교했을 때 바이오 플라보노이드 함유량이 적어 고용량 요법에는 적합하지 않다.
합성 비타민 C는 옥수수와 같은 원료물질에서 전분의 포도당을 추출하여, 발효와 정제 과정을 거쳐서 생산한다. 합성 비타민 C는 크게 유전자 변형 옥수수인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옥수수를 사용하는 중국산과, 천연 옥수수인 Non-GMO를 사용하는 영국산 등 크게 두개로 나눌 수 있다. 천연 비타민 C와 비교해서 가격이 저렴하며 고용량 요법이 가능하다.
합성한 비타민C와 천연에서 추출한 비타민C는 모두 아스코르빈산으로 구조가 동일하여, 합성과 천연의 차이가 없다. 동일한 양의 비타민C를 투여한 결과, 비타민C의 혈중 농도 변화 양상을 큰 차이가 없다.
다양한 비타민C의 형태
일반적으로 비타민C는 pH 2.5 정도의 산성의 형태를 띠기에 위벽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위장장애를 줄일 수 있도록 산도를 낮추는 제제를 개발하였다. 흔히 '중성 비타민 C', '버퍼드 비타민 C(Buffered vitamin C)'라고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미네랄 아스코르빈산(Mineral ascorbates) 제제로 미네랄인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을 이용해 완충작용(Buffer)을 할 수 있다.
많이 사용하는 제제로는 나트륨을 이용한 소듐-아스코르베이트(Sodium ascorbate)와 칼슘을 이용한 칼슘-아스코르베이트(Calcium ascorbate)가 존재한다. 위장장애가 적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타민C의 버퍼 역할을 하는 미네랄 역시 흡수될 수 있다. 1,000mg의 소듐-아스코르베이트에는 111mg의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나트륨의 과다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나 신장질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1,000mg의 칼슘-아스코르베이트를 복용하면 100mg의 칼슘이 포함되는데 이는 신장결석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고용량 요법에 추천되지 않는다. 미디어에 소개되어 한창 인기를 끌었던 에스터-C(Ester-C) 또한 버퍼드 비타민C의 일종인 칼슘-아스코르베이트다.
또 다른 비타민C의 형태로 서방형 제제(Time-release)가 존재한다. 일반 비타민 C의 단점인 빠른 반감기를 보완하여 약 12시간 동안 천천히 녹고 방출하는 제제이다. 이 덕분에 위장장애는 줄어들고 흡수율이 높아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흡수율 면에서는 일반 비타민 C 제제와 비교해 높다는 의견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모두 존재한다.
위장장애와 흡수율 2가지를 확실하게 잡은 제제도 존재한다. 바로 리포솜 비타민 C(Liposomal vitamin C)이다. 리포솜(Liposome)의 구조를 이용한 제품인데, 세포막의 구성 성분인 ‘인지질’을 이용한다. 겉은 지용성인 인지질, 그 속은 수용성인 비타민C로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점막에 바로 흡수되어, 혈관으로 바로 이동하게 된다. 생체이용률은 높아지고 온도나 산도의 변화에 대한 비타민C의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위장장애도 줄어든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고용량 요법에 적합하며, '설사'나 '가스' 등 부작용도 적다. 이외에도 비타민 보조 요법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연구마다 결괏값이 일정하지 않으나 흡수율과 혈중 농도를 유지하는 시간이 다른 제제에 비해서 대체로 월등히 높다. 리포솜 공법은 제조하는 회사에 따라 기술력의 차이가 확실히 존재하므로 믿을만한 회사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약사 주준경 약사(위례중앙약국)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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