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눈시울 붉힌 김동연 "마음 밑바닥서 나온 진정성 호소"

이원광 기자 2022. 5. 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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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8년전 잃은 큰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제 마음 가장 밑바닥에서 나오는 진정성을 가지고 호소드립니다. 도와주십쇼. 여러분의 한 표가 너무 절실합니다. (울컥) 이 정치판을 바꾸고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6·1 지방·보궐선거 전날인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승리를 위해 "말 바꾸기와 흑색선전을 서슴지 않는 정치판"을 바꾸는 데 힘을 모아달라는 취지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재산축소 신고 의혹과 관련 "공직자의 기본도 안된 후보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여당의 전폭 지원을 받으며 큰소리를 치는 현실이 우리 국민에게 외면 받는 정치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딸이 지지해주라고 해서 왔다"…김동연 눈시울 붉힌 배경은?

김동연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3일간 경기도 31개 시·군을 찾는 '파란 31 대장정' 중 국회를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후보는 시종일관 무거운 표정으로 경기도민에게 진정성을 호소하는 데 힘썼다. 기자회견 내 두 차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후보는 "군포에서 유세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한 분이 '딸이 꼭 김 후보를 지지해주라고 해서 왔다'고 했다. 8년 전 세상을 뜬 큰 아들과 초등학교 같은 반이었던 딸"이라며 울컥했다.

앞서 김 후보는 2017년 8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아들 발인 날까지 일한 '워크홀릭'이란 표현은 정말 듣고 싶지 않은 말"이라고 했다. 당시 김 후보는 "큰 애는 제가 공직에 있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제가 아는 큰 애는 그 상황을 알았다면 '아빠 그렇게 하셔야 돼요'라고 이야기 할 청년"이라며 "발표문안을 검토하고 발표하면서 제 마음은 찢어졌다. 큰 애가 바로 뒤에 서있다는 생각을 하며 이를 악물고 했다"고 적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정치 신인' 김동연 "정치판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

김 후보는 또 정치 신인으로서 민주당에 성찰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 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후보는 "제가 속한 민주당도 국민 여러분 실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을 대표해 나선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저부터 통렬한 반성과 깊은 성찰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개 숙이며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저 김동연이 그 선두에 서겠다"며 "성찰은 말만이 아니라 제대로 된 행동으로만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 "사과는커녕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경기도 지역일꾼 선거를 온통 진흙탕으로 만든다"며 "반드시 정치판을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은혜 겨냥 "분당 아파트 한 채 가격을 착오로 빠트렸다고 한다"

특히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재산축소 신고 의혹과 관련해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동연 후보는 "웬만한 우리 이웃의 전 재산보다 많은 금액, 분당 아파트 한 채 가격을 착오로 빠트렸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또 "이렇게 축소해서 신고한 재산만 해도 이미 225억원이 넘는다"면서 "241억원 정도 되는 자기 재산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33조원이나 되는 경기도 예산을 관리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KT 전무로 재직할 당시 남편 친척의 채용을 추천해놓고 선거를 앞두고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얘기했다"며 "연간 등록금이 1억원에 가까운 미국 사립학교에 황제유학을 보내고 자신을 '경기맘'으로 소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민은 이런 잘못에 대한 그 어떤 사과도 들어본 적이 없다. 선관위가 인정한 재산신고 축소에 대한 해명은 단 두줄"이라며 "그저 실수로 빠뜨렸다는 취지의 두 줄짜리 해명이 경기도민 뿐 아니라 온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고 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이달 29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김동연 "경기도지사 선거, 참담·자괴감…도민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 뽑아야"

김 후보는 또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를 보면 참담하고 자괴감이 든다"며 "저렇게 흠집이 많고 말을 바꾸고 재산 축소, 대기업 입사 청탁을 한 후보와 박빙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쟁과 정치 싸움이 아니라 지역 일꾼을 뽑고 경기도와 도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고 깨끗하고 청렴하고 정직한 사람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결정내용 공고를 통해 "김은혜 후보가 재산신고 항목 중 배우자의 빌딩 가액(토지가액 포함)을 173억6194만3000원으로 기재해야 하나 재산 건물 가액 14억9408만8000원을 과소 신고했다"고 했다.

이어 후보자 재산신고 내역 중 '증권-배우자'에 대한 가액과 관련 "김은혜 후보는 증권 가액을 9억6034만5000원으로 기재해야 하나 계좌 일부를 누락해 1억2369만원을 과소 신고했다"고 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 측은 전날 입장문에서 "재산신고와 관련해 실무자의 일부 착오가 있었다"며 "앞으로 더욱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소방서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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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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