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가 훈련인가" 코로나19로 멈췄던 예비군훈련, 첨단 기술 적용해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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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집단이 서초역을 통해 침투할 예정이란 첩보를 입수했다. 이를 저지하라. 통제 불능 상태의 시민 오인사격을 주의하라."
전군 최초로 서초 훈련장에 26억원을 들여 마련했다는 가상현실(VR) 영상모의사격장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영점사격, 기록사격, 시나리오별 훈련 등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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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3면 멀티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스크린에서 구현된 가상공간 내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는 혼란에 빠진 시민들 사이로 무장세력이 나타나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기자도 이에 맞서 K-2C 소총을 쏘며 반격했다. 스크린 한쪽에선 30발들이 탄창에서 남은 총탄 숫자가 표시됐다. 총탄 숫자가 0이 되자 기자는 엄폐물 아래로 숨어 탄창을 교환한 뒤 다시 사격을 했다.
사격과 엄폐, 탄창 교환을 반복하던 도중 스크린에 ‘전투불능’이 뜨면서 입고있던 전투조끼에 진동이 느껴졌다. 가슴에 적탄을 맞아 사망한 것이다. 전사할 때까지 60발을 쐈고, 9명을 사살했다는 결과가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다.
눈앞에 쓰는 VR 기기 대신 착용자의 위치를 인식하는 공간인식 방탄모와 피격을 인식하는 전자감응 전투 조끼를 착용하고 3면 멀티스크린을 향해 모의 K-2C 소총으로 사격하는 방식이다.
총탄이 떨어지면 모의 탄창을 뺐다가 끼워야 재장전이 된다. 총기는 3.84㎏으로 K-2C1 소총과 유사한 느낌이다. 단가는 220만원이다.
이곳에서는 영점사격, 기록사격, 시나리오별 훈련 등을 할 수 있다. 서초 훈련장에선 한남대교, 서초역, 코엑스, 우면산, KT 구로지사에 적이 침투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훈련이 가능했다.
실제 사격을 위한 사격장은 건물 안에 만들어졌다. 45억원을 투입해 만든 실내 사격장은 야외로 분출되는 소음을 줄이고 사격 시 발생하는 연기를 포집하는 설비를 갖췄다.
사로 옆에는 아크릴 방탄판이 세워졌고, 사격 후 점검 완료 여부를 표시하는 초록색과 붉은색 등이 설치돼 통제관에게 간편하게 상황을 알릴 수 있게 했다. 표적지는 자동으로 이동해 사수가 가지러 갈 필요가 없었다.
피격되면 감지기가 작동해 사망·중상·경상 등 결과가 나온다. 결과는 통제실로 전송돼 훈련장 전광판에 나타난다.
군은 2024년까지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 40개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16개를 만들었으며 전국 대상자의 40%, 수도권 대상자의 82%가 과학화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훈련 결과를 실시간으로 집계해 우수 분대로 선정되면 조기 퇴소 혜택을 주는 제도도 훈련장 여건에 따라 시행한다.
재개되는 예비군 훈련은 소집훈련 하루 8시간, 원격교육 하루 8시간을 혼합해서 실시한다.
10월부터 있을 원격교육은 지난해와 달리 의무 사항이며 수강하지 않으면, 해당 시간만큼 내년 예비군훈련으로 이월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
훈련장에 도착한 모든 예비군은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되며 양성이 나오면 귀가 및 훈련 연기 조처가 내려진다. 군은 훈련장 최대 수용인원의 50∼70% 수준의 인원으로 훈련을 시행해 밀집도를 낮출 방침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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