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가 훈련인가" 코로나19로 멈췄던 예비군훈련, 첨단 기술 적용해 재개된다

박수찬 2022. 5. 31. 16: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적대적 집단이 서초역을 통해 침투할 예정이란 첩보를 입수했다. 이를 저지하라. 통제 불능 상태의 시민 오인사격을 주의하라."

전군 최초로 서초 훈련장에 26억원을 들여 마련했다는 가상현실(VR) 영상모의사격장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영점사격, 기록사격, 시나리오별 훈련 등을 할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일 서울 서초구 강남 서초예비군훈련장에서 조교들이 실내사격 시범에 앞서 사격 연습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적대적 집단이 서초역을 통해 침투할 예정이란 첩보를 입수했다. 이를 저지하라. 통제 불능 상태의 시민 오인사격을 주의하라.”

180도 3면 멀티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스크린에서 구현된 가상공간 내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는 혼란에 빠진 시민들 사이로 무장세력이 나타나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기자도 이에 맞서 K-2C 소총을 쏘며 반격했다. 스크린 한쪽에선 30발들이 탄창에서 남은 총탄 숫자가 표시됐다. 총탄 숫자가 0이 되자 기자는 엄폐물 아래로 숨어 탄창을 교환한 뒤 다시 사격을 했다.

사격과 엄폐, 탄창 교환을 반복하던 도중 스크린에 ‘전투불능’이 뜨면서 입고있던 전투조끼에 진동이 느껴졌다. 가슴에 적탄을 맞아 사망한 것이다. 전사할 때까지 60발을 쐈고, 9명을 사살했다는 결과가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2019년 12월 중단된 지 2년 6개월만인 다음달 2일 재개되는 예비군 소집훈련을 앞두고 지난 30일 찾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과학화 예비군훈련장은 각종 첨단 장비로 가득했다.
30일 서울 서초구 강남서초예비군훈련장에서 조교들이 VR영상모의 전술사격 훈련장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전군 최초로 서초 훈련장에 26억원을 들여 마련했다는 가상현실(VR) 영상모의사격장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눈앞에 쓰는 VR 기기 대신 착용자의 위치를 인식하는 공간인식 방탄모와 피격을 인식하는 전자감응 전투 조끼를 착용하고 3면 멀티스크린을 향해 모의 K-2C 소총으로 사격하는 방식이다.

총탄이 떨어지면 모의 탄창을 뺐다가 끼워야 재장전이 된다. 총기는 3.84㎏으로 K-2C1 소총과 유사한 느낌이다. 단가는 220만원이다.

이곳에서는 영점사격, 기록사격, 시나리오별 훈련 등을 할 수 있다. 서초 훈련장에선 한남대교, 서초역, 코엑스, 우면산, KT 구로지사에 적이 침투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훈련이 가능했다.

실제 사격을 위한 사격장은 건물 안에 만들어졌다. 45억원을 투입해 만든 실내 사격장은 야외로 분출되는 소음을 줄이고 사격 시 발생하는 연기를 포집하는 설비를 갖췄다.

사로 옆에는 아크릴 방탄판이 세워졌고, 사격 후 점검 완료 여부를 표시하는 초록색과 붉은색 등이 설치돼 통제관에게 간편하게 상황을 알릴 수 있게 했다. 표적지는 자동으로 이동해 사수가 가지러 갈 필요가 없었다.

소음저감 전자 감응식 헤드셋을 제공해 사수 뒤에 서 있는 통제관의 지시 사항은 잘 들리고 사격 소리는 확연히 작게 들렸다.
30일 서울 서초구 강남서초예비군훈련장에서 조교들이 실전과 같은 시가지 건물지역 전투 쌍방교전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시가지 전술 훈련장은 마일즈(MILES) 장비를 적용해 훈련 효과를 높였다. 청팀, 홍팀으로 나눠 팀별로 사전에 지도상에서 전술을 토의한 뒤 24개 컨테이너, 지하도, 저격수 건물 등으로 구성된 시가지에서 교전을 벌이고 상대 깃발을 탈취하는 훈련이다.

피격되면 감지기가 작동해 사망·중상·경상 등 결과가 나온다. 결과는 통제실로 전송돼 훈련장 전광판에 나타난다.

군은 2024년까지 과학화 예비군 훈련장 40개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16개를 만들었으며 전국 대상자의 40%, 수도권 대상자의 82%가 과학화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훈련 결과를 실시간으로 집계해 우수 분대로 선정되면 조기 퇴소 혜택을 주는 제도도 훈련장 여건에 따라 시행한다.
재개되는 예비군 훈련은 소집훈련 하루 8시간, 원격교육 하루 8시간을 혼합해서 실시한다.

10월부터 있을 원격교육은 지난해와 달리 의무 사항이며 수강하지 않으면, 해당 시간만큼 내년 예비군훈련으로 이월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

훈련장에 도착한 모든 예비군은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되며 양성이 나오면 귀가 및 훈련 연기 조처가 내려진다. 군은 훈련장 최대 수용인원의 50∼70% 수준의 인원으로 훈련을 시행해 밀집도를 낮출 방침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