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변호사의 IT법]<32>헌법재판소는 로톡 서비스를 어디까지 허용했는가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광고규정 제5조 제2항은 변호사 업무의 공공성을 고려해 일정한 서비스를 금지하면서 금지되는 서비스에 가입하는 변호사를 징계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금지가 로톡 서비스와 관련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로톡은 변호사광고규정 제5조 제2항에 열거된 서비스 가운데 네 가지 서비스에 대해 헌법소원 청구를 제기했으며, 헌법재판소는 2022년 5월 26일 마침내 최종 결정을 내렸다.
로톡이 헌법소원 청구를 제기한 네 가지 서비스는 결국 로톡의 서비스다. 헌재가 이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결정을 내렸는지를 알아보면 로톡 서비스의 어떤 부분이 금지되고 어떤 부분이 허용되는지를 알 수 있다.
[제5조 제2항 제1호:변호사 또는 소비자로부터 금전·기타경제적 대가(알선료, 중개료, 수수료, 회비, 가입비, 광고비 등 명칭과 정기·비정기 형식을 불문한다)를 받고 법률 상담 또는 사건 등을 소개·알선·유인하기 위하여 변호사 등과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 등을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
제5조 제2항 제1호는 경제적 대가를 받고 그 대가로 행해지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지되는 행위는 '변호사 등과 소비자 연결 행위'(이하 전자)와 '변호사 등의 광고·홍보·소개 행위'(후자)로 나눌 수 있다. 헌재는 이 둘을 달리 판단했다.
헌재는 전자에 대해 제5조 제2항 제1호는 법률 상담이나 사건에서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이어 주는 것과 관련해 경제적 이익을 지급하는 형태의 광고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이런 전제 아래 헌재는 이를 합헌으로 보았다. 따라서 로톡의 서비스가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될 수 있는 장으로만 이해되거나 경제적 대가가 연결 행위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면 로톡 서비스는 금지되는 서비스에 해당하지 않는다.
헌재는 전자와 달리 후자에 대해서는 광고 표현의 기본권적 성질을 고려할 때 광고 내용이나 방법적 측면에서 꼭 필요한 한계 외에는 폭넓게 광고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경제적 대가를 받고 그 대가로 행해지는 변호사 등의 광고·홍보·소개 행위는 허용된다.
[제5조 제2항 제2호:광고 주체인 변호사 등 이외의 자가 자신의 성명, 기업명, 상호 등을 표시하거나 기타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법률상담 또는 사건 등을 소개·알선·유인하기 위하여 변호사 등과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 등을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
제5조 제2항 제2호 역시 전자와 후자로 나눌 수 있다. 제5조 제2항 제1호가 경제적 대가를 받고 그 대가로 전자와 후자를 금지하는 것이라면 제5조 제2항 제2호는 변호사 등 이외의 자가 자신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행하는 전자와 후자를 금지한다.
헌재는 제5조 제2항 제2호가 변호사가 법률사무 처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변호사 업무를 광고함에서 타인의 영업이나 홍보에 변호사가 이용되거나 변호사가 변호사 아닌 자와 제휴 또는 이해관계가 있다는 그릇된 인상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타인의 상호 등이 광고에 표시되는 것을 금지하는 입법 취지로써 합헌으로 판단하였다.
[제5조 제2항 제3호:변호사 등이 아님에도 수사기관과 행정기관의 처분·법원 판결 등의 결과 예측을 표방하는 서비스를 취급·제공하는 행위]
로톡은 대량의 판결문을 분석해서 형량 예측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변호사광고규정은 앞의 제5조 제2항 제3호를 통해 이를 금지하고 있다.
헌재는 처분이나 판결의 결과는 구체적인 개별 사건에 따라서 여러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서 도출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산출하는 것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앞의 제5조 제2항 제3호로 인해 달성하려는 법률사무 처리의 공공성과 신뢰성 유지, 소비자 피해 방지라는 공익이 침해되는 로톡의 사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제5조 제2항 제3호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로톡의 형량 예측 서비스는 금지된다.
[제5조 제2항 제5호:변호사 등이 아님에도 변호사 등의 직무와 관련한 서비스의 취급·제공 등을 표시하거나 기타 소비자로 하여금 변호사 등으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일체의 행위]
헌재는 이 조항은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개입이나 법률사무 취급 행위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이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제한되는 로톡의 이익은 상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한변협과 로톡 간 분쟁의 핵심은 전자가 허용되는지 여부이다. 헌재는 전자를 금지하는 규정들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헌재의 결정은 규범적 판단에 한정되기 때문에 사실관계에 대한 법 적용 문제와 관련한 논란은 여전히 있다. 대한변협은 제5조 제2항 제2호에 근거해 금지되는 로톡 서비스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했다.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은 행정소송 등을 통해서 다툴 것으로 예상되며, 대한변협과 로톡 간 분쟁은 법원의 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 oalmephaga@minwho.kr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