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업 중단 기로 하루 전..긴장감 감도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백화점 문 닫으면 우리도 다 죽는거지 뭐…."
31일 오후 부산시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광복점 근방에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당장 다음날부터 백화점이 폐점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부산시가 내준 롯데타운 부지 내 상업시설인 백화점 등에 대한 임시사용승인 만료 기한이 31일 밤 12시로 다가왔다. 부산시가 추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가운데 백화점은 6월1일 휴점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간 연장을 받지 못한 만큼 정기 휴무일을 앞당겨 1일에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혼선 방지를 위해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입점한 브랜드는 800여개다. 직원은 3300여명에 달한다. 직원들은 부산시가 광복점을 폐점하게 둘 리 없다며 영업이 지속될 것으로 굳게 믿는 모습이었다. 한 의류브랜드 직원은 "어떻게 이런 시설을 닫을 수 있겠나"라며 "6월1일 하루만 쉬는 것으로 2일부턴 그대로 계속 영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측은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만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향방을 전달하지 않았다.
근처 상인들은 폐점 가능성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부산 지하철 1호선 남포역에 연결돼있다. 남포역 지하상가 내 한 상인은 "백화점 폐점 소식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당장 6월1일 하루만 쉬는 것인지 그 뒤에도 쉬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90% 이상이 백화점을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지하상가를 들르는 고객"이라며 "백화점 닫으면 우리도 다 죽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고객들은 부산시의 결정에 동감하는 모습이었다. 백화점 바로 옆에 위치한 부산시 영도구에 거주하는 최모씨(21)는 "영도 주민들은 대부분 광복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폐점하면 매우 불편하겠지만 그동안 롯데가 롯데타워 건설을 볼모로 부산시민을 우롱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시가 한번쯤 임시사용승인을 연장하지 않고 폐점으로 본때를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옛 부산시청사가 있던 중앙동 부지에 107층 규모의 롯데타워를 건축하겠다고 부지를 매입해 2000년 건축허가를 받았다. 당시 타워와 함께 건축허가를 받은 백화점 동과 엔터테인먼트 동 등을 우선 완공해 2009년부터 임시사용 승인을 받고 이후 수차례 걸쳐 임시사용 기간을 연장해왔다. 하지만 롯데타워 공사는 2013년 터파기 공사를 마친 뒤 중단했다.
롯데쇼핑은 2020년 9월 지상 56층 규모의 전망대와 공중수목원을 건립하겠다며 부산시에 경관심의를 신청했고, 부산시 경관위원회에서는 랜드마크가 될 만한 외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검토를 결정했다. 부산시의 재검토 결정 이후 롯데쇼핑은 별다른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지난 1월 부산시는 '백화점 동 등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연장 거부' 등 강력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이후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철골 공사에 들어갔고, 지난 4월 부산시 경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지만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의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결정을 보류했다. 이어 지난 26일 롯데타워 설계 보완안이 경관심의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광복점 임시사용승인은 나지 않았다.
부산시는 올 들어 줄곧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시는 긴 시간 동안 롯데쇼핑 측의 롯데타워 건립 의지를 크게 느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단순히 영업을 하고 못 하고의 문제를 떠나서 종합적으로 고려하려는 게 시의 입장"이라며 "부산시민의 자긍심을 지키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측은 부산 롯데타워를 건설하고 롯데백화점 광복점 운영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부산 롯데타워는 올 하반기 건축심의위원회 통과 후 내년 상반기 건축허가 신청을 마칠 계획"이라며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향후 쇼핑몰이나 미술관 같은 시설 등을 들여와 부산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고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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