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작년 공항이전 검토한다더니" 오세훈 "무리수 안쓰럽다"

김자아 기자 2022. 5. 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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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의회 발언 영상 공개
吳, 당시에도 "사회적 공감대 형성돼야 가능한 얘기"
지난해 7월1월 열린 서울시의회 제 301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오세훈 시장이 최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관련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유튜브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지난해 ‘김포공항 이전’ 관련 답변을 언급하며 “이제 보니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 악질 사기 같다”고 비판하면서 오 후보의 당시 발언이 조명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엔 미취학아동 수준의 생떼일 수 있다고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 후보가 지난해 시의회에서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 답변한 내용을 공개하고 “의회 답변을 보면 오 후보는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 대국민사기로 보인다. 오 후보의 김포공항 막말이 본인에게 부메랑 되어 돌아간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이야말로 콩가루 집안 오합지졸이고, 오 후보의 팀킬이 돋보이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좋아도 발목 잡는 이유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현명한 국민께서 두루뭉술 속아주시리라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국민들께서는 국힘의 대국민 사기행위를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1월 열린 서울시의회 4차 본회의에서 최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준비한 '김포공항 이전' 관련 자료./유튜브

이 위원장이 지적한 오 후보의 발언은 각각 지난해 7월1일 열린 서울시의회 301회 정례회 4차 본회의와 11월18일 303회 4차 본회의에서 나왔다.

당시 영상회의록을 보면 지난해 7월 최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김포공항 주변 주민들이 소음과 고도제한 문제 등으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며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을 제안했다. 최 시의원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의 연간 이용객을 합하면 9200만명인데 인천공항에 제2터미널이 들어서면서 수용가능 인원이 총 1억600만명이 됐다.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해도 충분히 수용 가능한 규모”라고 근거를 들어 이에 대한 오 후보의 견해를 물었다.

오 후보는 “상당히 경청하고 검토해볼 만한 제안”이라며 “한 번 구체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소음을 경험하기 위해 (공항 주변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이 너무나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했다”며 “늘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모색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의원님이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는 말씀을 듣고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라 한번 심도 있게 검토해 봐야 될 사안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오 후보는 “이 사안이 서울시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항 관련 문제라 국토교통부와 논의가 선행돼야 하고 공항공사의 의견도 들어가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16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 303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오세훈 시장이 우형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관련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유튜브

또 지난해 11월 열린 본회의에서도 김포공항 이전 필요성을 언급한 우형찬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발언에 “감명 깊게 잘 들었다. 김포공항이 인천공항으로 통합될 때 생길 수 있는 경제효과나 그 외에 장점이 많은 줄 미처 상세히 알지 못했었는데 많은 공부를 했다. 발전시켜볼 만한 논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당시에도 오 후보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조금 더 여론이 성숙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한 얘기”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뉴스1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오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관련 답변 내용에 대해 비판했다.

송 후보는 “(당시) 오 시장이 (시의원의 김포공항 이전 제안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는 보고를 들었다”며 “(그런데) 저와 이 위원장이 ‘김포공항-인천공항 통합시켜 서부 개발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무슨 난리가 난 것처럼 흑색선전하고 퇴출하자고 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했던 이야기를 가능한 한 기억하고 그 말과 내가 모순되면 모순된 점을 설명하고 그걸 일치시키려 노력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이라며 “지난해 했던 이야기를 이렇게 호들갑 떤다. 자기들이 집권당인데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고 했다.

이 같은 공세에 오 후보는 같은 날 성북구 월곡역 앞에서 진행된 선거유세에서 “시의회에서 시의원이 ‘이런 의견이 있는데 검토해 달라’고 하는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답변하면 되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송 후보가 다급하긴 다급한가 보다. 온 정국을 들끓게 만들어 전국적으로 힘들게 하더니 무리수를 놓은 것 같아 안쓰럽다”며 “서울시민에게 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을 가라는 무리수에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 후보는 지난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등과 함께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 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송영길·이재명 후보가 급조한 졸속 공약”이라며 “얼마나 준비했는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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