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역대급 림팩훈련 참가 : 한미동맹 강화·선진강국 역할 제고의 플랫폼

이종윤 2022. 5. 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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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3척, 장병 1천여명 등 제주해군기지에서 출항
'환태평양훈련전단'의 원정강습단장 준장으로 격상..
韓, 미 에섹스함에서 8개국 수상함·9개국 병력 지휘
안보적 차원의 동맹강화, 선진 강국 플랫폼으로 기대
中 견제 아니나.. 韓 '해양질서 유지' 의지 분명히 해야
[파이낸셜뉴스]
해군의 두 번째 대형 수송함인 마라도함(LPH, 1만4500t급)의 항해 모습. 사진=해군본부 제공
대한민국 해군이 다국적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훈련)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다고 5월 31일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환태평양훈련전단이 '2022 림팩' 훈련 참가를 위해 이날 오전 제주해군기지를 출항했다.

림팩은 미 해군 주관으로 격년제로 시행되며 '연합전력의 상호 운용과 작전 능력을 향상하고,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국가 간 해상교통로 보호, 위협에 대한 공동대처 능력 등을 증진하기 위한 훈련'이다.

1971년 시작된 림팩은 올해 28회째로, 이번 림팩 훈련은 6월 29일~8월 4일까지 37일간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열린다. 한국 해군의 림팩 훈련 참가는 이번이 17번째이며, 지난 1990년 참가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전력이 참가한다.

참가 전력은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1만4천500t급), 세종대왕함(DDG·7천600t급), 문무대왕함(DDH-Ⅱ·4천400t급) 등 함정 3척을 비롯해 손원일급 잠수함인 신돌석함(SS-Ⅱ·1천800t급), 해상초계기(P-3) 1대, 해상작전헬기(LYNX) 2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9대와 함께 해병대 상륙군 1개 중대, 특수전전단 4개팀, 59기동건설전대 등 장병 1천여명이다.

이 가운데 마라도함, 신돌석함,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기동건설전대는 림팩 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앞서 신돌석함은 지난 12일 사전 출항했다.

올해 림팩 훈련에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일본 등 26개국 함정 38척, 잠수함 4척, 항공기 170대, 병력 2만5천여명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국은 훈련 기간 중 대함전, 대공전, 대잠전, 자유공방전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벌인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한국 해군 준장이 림팩 훈련 참가 이래 최초로 원정강습단장 임무를 수행한다.

안상민(준장) 환태평양훈련전단장은 훈련 기간 중 원정강습단장으로서 美 상륙강습함인 에섹스함(ESSEX, LHD)에 편승해 8개국 13척의 수상함과 9개국 1000여명의 해병대 병력을 지휘한다.

환송식을 주관한 강동훈(중장) 해군작전사령관은 “엄정한 군 기강을 확립하고 안전에 유의한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해병대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모든 훈련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연마해 온 전술전기를 마음껏 펼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전단장은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연합전력 운용능력과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통해 한반도 군사대비태세 강화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마라도함에 편승해 출항하는 해병중대장 김윤호 대위를 비롯한 130여 명의 해병대 대원들이 마라도함 차량갑판에서 임무 완수의 각오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한국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번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출범 멥버로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과 '대칭동맹'으로 우뚝 서는 기회로 작용한 것을 넘어 선진강국다운 국제적 위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IPEF가 '경제적 차원'에서 한미동맹과 한국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시너지를 제공한다면, 림팩은 '안보적 차원'에서 동맹 강화와 한국의 선진강국 역할을 현시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면서 림팩훈련에 중국이 초청받지 못하는 가운데 균형외교에 집착하던 한국의 림팩 참여는 부담스러운 듯한 분위기마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외교안보 기조에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림팩훈련 참여 수준도 매우 달라지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이번 림팩 훈련에선 우리 해군의 역대급 훈련참가 규모뿐 아니라 한국의 위상에 부합하는 원정강습단의 지휘관 임무를 맡게 되면서 한미동맹과 ‘글로벌 중추국가’의 위상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탈코로나 시대를 맞아 하와이 일대에서 해상훈련 외에도 '본격적인 군사외교의 장'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기에 '새 정부의 변화된 외교·안보 기조를 현장에서 구체화하며 현시'하는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림팩 훈련에선 선진강국으로써 대한민국의 해군이 원정강습단 지휘관 역할이라는 중요한 임무조직을 담당하며 ‘해양의 자유’를 지키고 해양 거버넌스와 규범에 기초한 해양질서를 지키는 데 기여하는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에 부합하는 역할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이번 림팩을 통한 해외에서의 군사력 현시가 한반도에서의 억제력 신장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측면에서도 선순환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미·중 전략적 경쟁의 핵심지대인 인도·태평양지역에 속하는 하와이 일대에서 역대급 규모로 림팩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수호'하는 데 힘을 보탠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국은 반드시 대중국 견제를 위해 림팩훈련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동시에 '해양질서 유지 역할'에 대한 한국의 의지는 분명히 드러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림팩(RIMPAC·환태평양군사훈련) 모습. 자료=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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