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채색화의 역할 재조명..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생의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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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전 한국 채색화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를 6월 1일부터 9월 25일까지 과천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최초로 채색화를 재조명함으로써 기울어진 한국 미술사의 균형을 맞추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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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컬렉션 최대 규모 이종상 12m '원형상' 33년 만에 공개
윤범모 관장 "한국회화의 주류는 채색화..미술사 균형 찾는 기회"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근대 이전 한국 채색화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를 6월 1일부터 9월 25일까지 과천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민화와 궁중회화, 종교화, 기록화 등을 아우르는 채색화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벽사', 복을 불러들이는 '길상' 등의 역할을 해왔다.
또한 교훈을 전하는 '문자도', 중요한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는 기록화 등으로도 전해진다.
윤범모 관장은 개막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회화의 주류는 채색화"라고 단언하면서 "조선 유교 문화로 수묵 문인화가 나왔지만, 왕실의 초상화나 기록화, 불화, 민화에 이르기까지 채색의 전통은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최초로 채색화를 재조명함으로써 기울어진 한국 미술사의 균형을 맞추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채색화의 전통적인 역할별로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민화와 궁중 장식화, 20세기 후반 이후 제작된 창작 민화와 공예, 디자인, 서예, 회화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을 비롯해 강요배, 박대성, 박생광, 신상호, 안상수, 오윤, 이종상, 한애규, 황창배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 60여 명이 참여한다.
전시장은 전통 한옥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마중'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벽사 이미지인 처용을 주제로 한 스톤 존스턴 감독의 영상 작품 '승화'를 전시한다. 국립무용단과 협업으로 제작한 영상은 전시장 4면에 처용 4명이 등장하고, 춤이 시작되면 가운데 있는 관람객은 5번째 처용이 된다.
두 번째 섹션인 '문 앞에서: 벽사'에서는 신상호 작가의 '토템상'을 시작으로 '욕불구룡도', '오방신도', '호작도' 등 나쁜 기운을 물리치려는 도상들이 펼쳐진다.
성파 스님이 가로 570㎝ 크기 나무판에 옻칠로 제작한 '수기맹호도'를 선보인다. 민화 '대호도'를 재해석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호랑이 모습을 표현했다.
세 번째 '정원에서: 십장생과 화조화' 섹션은 전통적인 길상화인 십장생도와 모란도 등 19세기 말 작품부터 최근의 회화들로 구성된다.
네 번째 '오방색' 섹션은 마당 격인 중앙홀에 자리한다. 오방색을 소재로 한 김신일의 설치작품 '오색사이'와 이정교의 거대한 네 마리 호랑이 작품 '사·방·호'를 선보인다.
이어 '서가에서: 문자도와 책가도, 기록화'에서는 정원을 지나 들어간 서가에서 만난 책과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담 너머, 저 산: 산수화'에서는 담 너머 펼쳐진 산수화로 구성된다.
이 섹션에서는 이건희컬렉션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이종상 작가의 '원형상'이 1989년 작가의 개인전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다. 가로 12m가 넘는 이 작품은 패널 407점(37점×11점)을 벽에 붙이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이종상은 한국화의 원형을 탐구하며 지평을 확대한 작가로 원형상은 동판 위에 안료를 얹어 구워내는 '동유화' 기법이 사용됐다.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온라인상에 현실과 동일한 '디지털트윈 전시' 공간을 구축해 PC나 스마트폰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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