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도, 세입자도 "월세가 낫다"..4월 거래 절반이 월세

최다원 2022. 5. 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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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고된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전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 급등과 대출 이자 부담을 피해 월세로 갈아탄 세입자가 늘어난 동시에 신고제도가 활성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집주인과 임차인 모두 반전세 등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되는 7월이면 월세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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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집계 이후 첫 '월세>전세'
임대차법·금리 인상 영향
23일 서울의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신고된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전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 급등과 대출 이자 부담을 피해 월세로 갈아탄 세입자가 늘어난 동시에 신고제도가 활성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신고된 전월세 계약 25만8,318건 중 월세가 13만295건(50.4%)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전월보다 0.9%포인트 증가한 월세 비중은 정부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0년 말 이후 처음으로 전세를 앞질렀다. 1~4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올해 월세 비중은 48.7%로 5년 평균(41.6%)보다 7.1%포인트가 높다.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월세 양성화.. 전셋값 급등에 월세 수요도↑

전·월세 계약 중 월세 비중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국토부는 '임대차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이 월세 거래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한다. 특히 ①확정일자 신고에 소극적이던 비(非)아파트 월세 세입자들이 지난해 6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계기로 신고에 나서면서 포착된 월세 계약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강모(32)씨는 "지난해 7월 셰어하우스에 월세 계약을 맺으면서도 확정일자를 받을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청년월세지원제도를 알아보다가 전월세 신고가 의무화했다는 것을 알게 돼서 겸사겸사 확정일자도 받았다"고 말했다.

②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으로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올려 받으려는 탓에 세입자 스스로 '월세 갈아타기'를 선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16년간 전세를 살다 2020년 11월 처음 반전세로 계약한 이모(50)씨는 "5억5,000만 원이던 115㎡ 아파트 전셋값이 임대차법이 시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8억 원으로 뛰었다"며 "도저히 추가 대출을 받을 엄두가 안 나 새 집주인과는 보증금 6억, 월세 60만 원에 합의봤다"고 토로했다.

③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이자 부담이 만만찮은 점도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다. 독립을 계획하고 있는 홍모(27)씨는 "보증금 2억 원짜리 집이 마음에 들어 대출을 알아보니 다달이 내야 하는 이자가 월세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예정에 없던 월셋방까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월세 수요 늘자 월세 가격도 올라...'반전세'가 대세 될 듯

30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며 월세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월세가격 변동률은 △1월 0.22% △2월 0.18% △3월 0.20% △지난달 0.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매와 전세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전세가 장기간 안정적인 거주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수요자의 선호가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세는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적지 않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집주인과 임차인 모두 반전세 등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되는 7월이면 월세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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