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이 필요한 이유, 국립수목원에서 찾다
“여보, 우리는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절대 없어!”
“왜?”
“전 국민 1/4이 걸렸다는 코로나에도 안 걸리니 무슨 로또에 당첨이 되겠냐고?”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던 게 엊그제인데 결국 아내가 코로나19에 확진돼 7일간 자가격리를 하며 치료를 받았다. 백신 추가접종까지 받아서 그런지 큰 문제 없이 빨리 나아 일상에 복귀했지만, 피곤해하는 기색이 많이 보인다.
마침 정책브리핑에서 지난 4월 한 달간 국립수목원을 방문한 연인원이 4만 명에 달한다는 뉴스를 보고, 아내의 피곤함을 날릴 수 있을 거 같아 찾아가 보기로 했다. 광대한 숲이라 타인과 거리두기하며 편하게 힐링할 수 있는 장소로 좋을 거 같다.
국립수목원인 광릉숲은 1468년 조선 세조대왕 능인 광릉을 이곳에 조성한 후 능림으로 지정해 550여 년 이상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 오고 있는 소중한 숲이다. 숲 진입로부터 울창한 숲이 주는 청량감을 한껏 들이키니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숲으로 인정받아,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선정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심은 기념식수를 보물찾기하듯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국립수목원인 광릉숲을 자가용으로 방문하려면 국립수목원 누리집(https://kna.forest.go.kr/)에서 예약해야 가능하다. 차량은 오전, 오후로 나뉘어 예약할 수 있고 입장료까지 결제하면 입장 바코드가 문자로 전송된다.
오전 예약자는 오전 9시부터 입장이라 서둘러 갔더니 우리처럼 부지런하게 국립수목원을 찾은 차량이 맛집처럼 대기하고 있다. ‘예약한 차량만 입장 가능’이란 팻말이 보인다. 조금이라도 차량 운행을 줄여 숲을 보호하려는 의도다.
정문에 있는 방문객 안내센터 옆의 해설센터에 신청하면 누구나 숲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국립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다. 가족 단위로 찾아도 가능하고, 친구들과 찾아도 가능하다니 광릉숲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해설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입장 바코드를 찍고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니 가족 단위로 수목원을 찾은 시민, 관광버스를 전세 내 찾은 단체 관람객도 보인다. 거리두기 해제의 영향으로 관광버스를 이용한 여행객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나 관광업계가 활력을 찾고 있다니 좋은 소식이다.
국립수목원 초입에 ‘키즈 오래 아카데미’가 있어 유아들이 다양한 숲 체험을 할 수 있다. 벌레도 관찰하고 숲도 거닐며 숲과 친해진 아이들이 커서 우리 숲의 주인이 되도록 교육하는 공간이다.
숲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벌레를 관찰하던 아이들이 돋보기나 현미경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며 관찰하는 모습을 보니 IT 세대 유아들의 학습법은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 미소가 지어진다.
광릉숲은 총 7개의 테마길로 조성되어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걷는 ‘러빙 연리목길’에서 서로 사진을 다정하게 찍어주는 부부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식물 진화 탐구길’은 식물 탐구를 위해 방문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유아들이 걸으며 탐구하는 길이다. 유아들이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숲 해설사와 함께 춤추며 노는 모습도 보인다.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혼자 걷고 싶은 길인 ‘소소한 행복길’을 걷다가 50년 전 집 마당에서 보던 우물 펌프를 만났다. 아내와 서로 펌프질을 하며 모처럼 추억에 잠기니 스트레스가 다 사라진다.
국립수목원을 처음 방문한 관람객이라면 ‘느티나무 박물관길’을 추천한다. 난대식물 온실과 열대식물 자원센터도 구경할 수 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정책을 통해 우리가 배출하는 탄소량과 흡수·제거하는 탄소량을 같게 함으로써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산림청이 앞으로 30년간 30억 그루 나무를 심어 2050년에는 탄소중립에 3400만 톤을 기여하는 계획을 세웠다니 국민이 같이 협조해야 가능하다.
숲을 가꾸면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약 20% 증가한단다. 산림 1ha는 평균 매년 5톤의 산소를 생산하고, 7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니 인간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다.
숲은 인간에게 무한정의 사랑을 베풀어준다. 인간도 숲을 더 사랑하고 아끼고 가꾸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숲에서 느낀 행복한 시간이 왜 우리가 숲을 통해 탄소중립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야 하는지 필요성을 깨닫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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