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로 돌아본 6·1 지선..민주당 내홍부터 김포공항 이전 논란까지
김포공항 이전 전국 이슈로 부상..내부서도 부정적 목소리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3주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리한 형세에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17곳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5~6곳만 이겨도 '선방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대선 패배를 미처 수습할 겨를도 없이 선거를 맞닥뜨린 데다가 당 투톱 갈등, 이재명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의 고전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며 민주당을 더 혼란에 빠뜨렸다. 여기에 최근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전국 이슈로 떠오르면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인천 계양을 예상밖 접전…초조해진 이재명 "선거 지면 정치생명 끝"
민주당을 당혹게 하는 변수 중 하나는 '떼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던 인천 계양을 선거가 접전 양상으로 뒤바뀌었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의 출마는 당 안팎으로 비판이 일었지만 이 후보의 등판으로 인천 계양을에서 시작해 수도권 표심이 견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잖았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3~24일 만 18세 이상 인천 계양을 주민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p)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는 45.5%,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는 44.3%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2%p 격차로 초박빙 양상이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19~20일 계양을 선거구 유권자 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45.8%로 윤 후보 (49.5%)에 비해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 ±3.3%p) 열세로 나타났다. 조사 개요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판세가 어려워지자 당내에서는 '수성이라도 해야 한다'는 다급한 목소리도 나왔다. 이 후보의 일정도 계양 유세에 집중됐고 다른 지역으로의 지원 유세는 축소됐다. 선거일 전날인 이날(31일) 마지막 유세일정 역시 계양에서 시작해 계양에서 마무리된다. 다른 곳을 신경 쓸 여력조차 없는 일정인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밤 유세 도중 "이번 선거에서 지면 정치 생명이 끝장난다"며 목에 손날을 그으며 '끽' 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에는 대선에서 이 후보와 단일화한 김동연 후보가 출마한 만큼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이 후보의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거 막판 민주당 지도부 내홍…박지현·윤호중 갈등 극적 봉합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과 '최강욱 의원 징계'를 주장하며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을 계기로 지도부 내에서 터져 나온 내홍은 민주당의 또 다른 악재다.
박 위원장은 지선 참패에 대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당 지도부에서는 '박 위원장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비공개 회의에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책상을 내려치며 크게 화를 냈고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박 위원장을 향해 "개인 자격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지도부 내 갈등이 표출됐다.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이후 공동유세 일정도 취소하는 등 여전히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지만 기자회견 후 사흘만인 지난 27일 박 위원장이 백기를 들고 윤 위원장에 사과하면서 화해 분위기로 급전환했다.
이어 다음날인 28일 민주당 비대위는 두 시간 동안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고 박 위원장이 제시한 '5가지 쇄신안'을 수용하면서 지도부 내 갈등을 최종 봉합했다. 박 위원장은 "당의 혁신을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마음 졸였던 당 후보들께 거듭 죄송하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서는 지도부에서 나온 잡음이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지지층을 결집해야 할 막판 일주일 동안 표심을 모아야 할 지도부가 내분 때문에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민주당 중진 의원인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지도부가 선거 막판에 잡음을 낸 것은 큰 실책"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포공항 이전 논란…서울·인천 넘어 전국 선거판 영향
이에 더해 최근에는 이재명·송영길 후보가 발표한 '김포공항의 인천국제공항 이전·통합' 정책이 여야 간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인천 등 수도권 서부 현안 문제가 제주 등 다른 선거판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지난 27일 해당 정책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며 '수도권 서부대개발' 사업을 위한 장기 공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항 인접 지역인 서울 강서구·양천구 개발제한과 소음문제를 해결하고 인천공항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 '제주관광 말살'이라며 현재 민주당 우세인 제주를 겨냥, 집중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제주도를 절단낼 수 있는 무지막지한 공약"이라며 "제주도로 입도하는 관광객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후보의 경쟁자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밝히며 "송 후보가 급한 마음에 아무 공약이나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송 후보는 "억까(억지로 깎아내리기) 정치하지 말고 TV토론에서 차분하게 토론하자"고 맞불을 놓았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김포공항 이전을 '당 차원 공약'으로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당 공약으로 채택된 바 없다"고 했고 조응천 비대위원은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이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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