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기관투자자들에 "빅테크 거시전망 긍정적이지 않다"

황순민 2022. 5. 3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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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선 CFO 골드만삭스 행사서 발표
'스냅쇼크' 파장엔 "빅테크와 네이버 상황 달라"
"디지털 위축,새로운 광고상품 만들어 돌파"

"거시적 전망은 분명히 긍정적이지 않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기관투자자들과 미팅에서 향후 사업 환경에 대해 이 같은 보수적 전망을 내놨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연 '테크넷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선 김 CFO는 "구글의 최근 실적도 지난 18개월 대비 부진하고,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네이버는 핵심인 검색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광고 솔루션, 광고 상품을 계속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소셜미디어인 스냅이 향후 디지털 광고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메타, 트위터 등 디지털을 토대로 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상황이다. 이른바 '스냅 쇼크'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금리, 트래픽 하락, 마케팅 예산 축소라는 여러 악재가 디지털 광고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국내 IT업계에서는 네이버 등 디지털 광고 비중이 높은 국내 빅테크 기업에도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CFO는 여타 글로벌 빅테크들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가 네이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커머스 사업 성장을 견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네이버의 검색 광고 사업과 코로나19는 크게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네이버가 디스플레이 영역에 퍼포먼스 광고를 도입한 것이 2021년에 매출 성장을 견인했고 이는 시장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네이버가 광고 솔루션을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장 가도를 달리던 네이버의 플랫폼 부문 매출 성장은 급제동이 걸려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에서 플랫폼 부문이 88.2%를 차지하는데, 이 중 서치플랫폼(검색과 디스플레이)의 비중이 가장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1분기 네이버 매출이 부진했던 원인으로 광고와 커머스 시장 둔화를 꼽고 있다. 1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8432억원으로, 5대 사업 중 전년 동기대비 성장폭이 가장 낮았다.

김 CFO는 "검색과 커머스 모두 경쟁이 치열하지만, 포맷을 다양화하는 것이 경쟁의 핵심이라고 본다"며 "네이버는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우세한 플레이어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포맷이 나오고 있고 우리는 그 새로운 포맷에 맞춰 새로운 광고 상품과 솔루션을 만들어야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앞으로 광고 분야에서 더 많은 수익화에 나설 것을 암시한 셈이다.

골드만삭스 테크넷 컨퍼런스는 테크 분야 선도기업을 초청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열리는 행사다. 올해는 중국 텐센트와 인도 최대 전자결제 기업 페이티엠 등에서 최고경영진이 발표했다. 김 CFO는 올해 처음 참석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카카오, 쿠팡 등 국내 테크 기업과 차별화하는 네이버만의 강점을 묻자 그는 "연관성 없는 많은 사업을 운영하는 대기업과 달리, 네이버의 다양한 사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북미 웹툰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이버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김 CFO는 "네이버의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2~3년 주기의 침체기를 겪을 때마다 혁신을 만들어냈다"면서 "저를 포함한 네이버팀은 앞으로 2년 간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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