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씨가 '해방일지' 구씨에게.."구겨진 것 하나 없이 행복했으면"
"염씨네 삼남매 어디선가 살 듯..만나면 안아달라"
‘사랑’이 아닌 ‘추앙’의 힘을 알려준 작품. 지난 29일 종영한 <나의 해방일지>는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은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라고 말하는 듯했다. 속은 채워진 게 없어 공허한데 무거워 뭘 할 수가 없는 상태.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 날아갈 것 같은데 또 뜨지는 않는 답답한 마음. “나는 왜 이럴까, 아니 난 쭉 이렇게 살 거야!” 온갖 복잡한 마음으로 흑백이던 주변을 총천연색으로 물들여주는 힘은 이 드라마에선 ‘사랑 ’보단 ‘응원 ’ 으로 해석되는 ‘추앙 ’이었다.
염미정(김지원)의 추앙은 구씨(손석구)를 변하게 했고, 구씨의 추앙은 염미정에게 용기를 줬고, 박우진(김우형)의 추앙은 염기정(이엘)에게 “아무 남자”가 아닌 “내게 맞는 남자”를 찾게 했다. 염기정의 추앙은 조태훈(이기우)을 다시 남자로 살게 했다. 그들은 추앙했기에 상대의 이름을 몰라도, 직업이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추앙만으로 에너지를 나눠 가질 수 있었다. 염미정과 구자경은 재회하고서도 “이젠 죽을 때까지 함께하자”는 멜로드라마 속 사랑의 대화가 아니라 “10회 또 10회 내 이야기 들어주고, 그러다 할 얘기가 없어지면 끝내자”는 식으로 상대를 가두지 않으며, 그들의 사랑은 늘 추앙과 함께다. <나의 해방일지>는 손석구 열풍, 연출, 모든 배우들이 제 몫을 해낸 흠잡을 곳 없는 만듦새에 박해영 작가의 세계 등 짚어볼 수 있는 여러 의미가 많다. 모든 것을 떠나 ‘추앙’이란 단어를 대중화하며 그 힘을 알려준 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나의 해방일지>는 오랜만에 본방송을 기다리게 하는 설렘으로 우리들을 ‘추앙’했다. 배우들은 시청자들의 사랑에 ‘추앙’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헤어지기 아쉬운 건 당연한 마음. 배우들이 고마움에 소속사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전해왔다. 촬영 당시 모습과 마지막 촬영이 끝난 뒤 사진도 함께 소개한다.
―먼저, 가장 마음을 채웠을 염미정, 김지원이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어요. 처음에 시작할 때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했는데 ‘염미정'이란 역할로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뻤어요. 어떤 공감이나 위로를 느끼실 수 있는 작품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언제나 늘 따뜻한 봄이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드라마 재미있게 봐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다채로운 삶의 변화를 보여준 염창희, 이민기.
“시청자분들과 주변 지인분들이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셔서 그리고 창희가 넘치는 사랑과 예쁨을 받아 너무나 감사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나의 해방일지>를 가족 같은 마음으로 공감하고 지켜봐 주신 애청자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애정합니다.”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었던 염기정을 연기한 이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선 항상 <나의 해방일지> 이야기가 나왔어요. 가랑비, 봄비처럼 시청자들에게 촉촉이 젖어들어 간 것 같아요.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대사와 음악을 들으려고 보고 또 보고 배경음악처럼 틀어놓게 되는 드라마인 것 같다고, 정말 감사했어요. 기정은 저를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많이 닮았어요. 말투, 표정 특히 작품 속 술 마시는 장면의 행동은 그냥 인간 ‘이엘' 같다고 주변에서 얘기해요. 기정이 목 놓아 외치던 사랑을 하게 되었으니 태훈을 만나 해방되었다고 생각해요. 고난과 역경은 많겠지만, 드라마가 끝나도 지금처럼 또 취하고 말실수하고 동생들과 투닥거리면서 살아갈 것 같아요. 딱 기정이답게. 기정이의 사랑을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금씩 조금씩 오르는 시청률을 보며 숫자보다 훨씬 빠르게 공기를 채우던 입소문들을 전해 들으며 행복했습니다. 방송이 끝난 다음에도 염씨네 삼 남매는 어디선가 잘살고 있을 거예요. 어쩌다 마주치게 된다면 꼭 안아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 구자경, 아니 손석‘구씨’다!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해방을 찾아 한발 한발 나아가는 미정이 너무 좋았습니다. 여러분들 역시 많은 감동하셨길 바라며 우리 다 구겨진 것 하나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리고. 추앙한다. 나의 해방일지”
―이대로 떠나보낼 순 없다…촬영장 보너스 컷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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