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안치홍 서건창 그리고 송찬의, 2루 난제 해답 나올까[윤세호의 트윈소울]

윤세호 2022. 5. 3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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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송찬의가 지난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경기 4회말 무사1루 좌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2020년 11월 마무리캠프였다. LG 류지현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이천으로 향해 당시 1년차 신예 이주형을 유심히 바라봤다. 내야수로 입단했으나 외야 전향을 두고 고민했던 이주형과 내야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는 물론 구단 전체가 이주형 포지션 딜레마와 마주한 상황에서 류 감독은 이주형에게 OK 사인을 보냈다. 이주형은 이듬해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수로 이름을 올렸다.

일년 후 마무리캠프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류 감독은 당해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송찬의를 주목했다. 송찬의 또한 이주형처럼 일찌감치 타자로서 퓨처스리그를 정복했다. 2020년 이주형은 퓨처스리그에서 26경기 타율 0.356 OPS 1.099, 2021년 송찬의는 퓨처스리그에서 55경기 0.301 OPS 0.959로 굵직한 활약을 펼쳤다.

류 감독의 결정은 이번에도 OK였다. 송찬의로 하여금 내야수로서 가능성을 열어놓기로 했다. 1루수 혹은 코너 외야수 전향에 무게가 쏠렸으나 류 감독은 송찬의가 내야 센터라인을 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찬의 또한 이주형이 그랬던 것처럼 2022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수로 이름을 올렸다.

사령탑의 판단이 선수 미래를 결정한다. 신예 선수는 특히 그렇다. 한국야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정후와 강백호 역시 입단과 동시에 수비 포지션을 두고 묵직한 고민에 빠졌다. 고교시절 유격수였던 이정후는 신속히 외야로 이동해 특급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포수였던 강백호는 입단 2년차까지 코너 외야를 맡다가 2년 전부터 1루수로 나서고 있다. 현역으로 군복무에 임하고 있는 이주형,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오른 송찬의의 포지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LG 이주형이 2021년 2월 17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2021 LG 트윈스 스프링캠프 중 미소를 짓고 있다. 이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가 신예 야수들의 포지션을 고민하는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수년째 2루수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2루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스탯티즈 참조) 1.61로 리그 6위에 자리한 이후 올해까지 9년 동안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2020년에는 WAR -0.06으로 10위, 2021년에는 1.23으로 7위였다. 올해도 0.16으로 7위(5월 30일 기준)다. 외국인야수로 2루와 3루를 두루 소화하는 리오 루이즈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면 2루와 3루를 제외한 포지션은 포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이즈를 웨이버 공시한 LG는 대체자 또한 내야수로 찾고 있다.
2루 난제는 구단의 미래를 좌우하는 큰 사안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2019년 겨울 프리에이전트(FA) 2루수 안치홍 영입을 두고 고민했던 LG는 지난해 5월 다시 안치홍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당시 롯데가 안치홍의 +2년 옵션 계약 실행을 놓고 고심했는데,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안치홍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했다. LG와 트레이드 카드를 맞췄던 롯데가 원했던 선수는 이주형이었다. LG 차명석 단장이 난색을 표하면서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았다. 약 6주 후 LG는 키움과 테이블에 앉아 2루수 서건창을 받고 선발투수 정찬헌을 보내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롯데는 안치홍과 +2년 옵션을 실행했다.
롯데 안치홍이 지난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경기 3회초 무사3루 희생타를 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서건창 트레이드 영입은 실패로 향하고 있다. 현장도 이를 인정했다. 지난주 6경기에서 2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서건창이 아닌 송찬의였다. 송찬의는 올시즌 13경기에 출장해 WAR 0.39를 쌓았다. 서건창은 지난해 LG에서 68경기를 뛰며 WAR 0.76, 올해 44경기에서 WAR -0.12를 기록했다. 류 감독은 경기 전 수비훈련 시간에도 송찬의를 직접 지도했다. 그는 지난 27일 “송찬의는 내야수로 초점을 맞출 것이다. 향후 다른 선수의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2루수를 비롯한 내야수로 출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LG 송찬의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송찬의의 타격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활약과 올해 시범경기 기간 홈런 6개는 그냥 나온 결과가 아니다. LG 구단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칭찬일색이다. KBS N 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송찬의의 타격을 바라보며 “스윙이 정말 좋다. 당연히 라인업에 넣고 써야 하는 선수라고 본다. 아직 경험이 적고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도 있겠지만 지금은 송찬의를 쓰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프로 구단 운영에서 육성보다 가치 있는 일은 없다. FA, 혹은 트레이드 영입이 지름길이 될 수는 있으나 늘 해답은 되지 못한다. 2루수 잔혹사에 시달리는 LG에서 송찬의가 대반전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잠재력이 터지면 20홈런 2루수가 될 수 있다.

◆지난주 간단 리뷰
팀 성적: 2승 4패(잠실 키움전:패패패 · 잠실 삼성전:승승패).
팀 평균자책점 6.17(7위), 선발 평균자책점 5.16(6위), 불펜 평균자책점 7.40(9위).
팀 타율 0.278(5위), 팀 홈런 8개(공동 2위), 팀 OPS 0.794(6위).
MVP: 송찬의 6경기 25타석 타율 0.364 2홈런 5타점 OPS 1.167.

◆이번주 일정과 지난 맞대결.
31일~2일 사직 롯데전·3일~5일 잠실 SSG전
롯데에 시즌 전적 0승 3패 열세.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잠실 3연전 싹쓸이 패배.
SSG에 시즌 전적 2승 4패 열세.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문학 3연전 1승 2패 루징시리즈

◆예상 선발 로테이션.
31일 사직 롯데전(임준형)~1일 사직 롯데전(플럿코)~2일 사직 롯데전(이민호)~3일 잠실 SSG전(켈리)~4일 잠실 SSG전(김윤식)~5일 잠실 SSG전(임준형)
1군 엔트리 등록된 1차 지명 신인 조원태, 2018 1차 지명 김영준 6월 중 로테이션 합류 계획.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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