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멀관' 조롱 보란듯..장관 막아내고 尹 참모 질책까지 '돌아온 윤핵관'

박기범 기자 2022. 5. 3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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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대통령실 각성해라" 경고..권성동, 윤종원·정호영 사퇴 이끌어
외곽에서 尹 지원·건강한 당정관계 구축 기대..신구 참모진 갈등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3.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이들은 정부 출범 이후 '윤멀관'이란 조소를 받기도 했으나,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윤핵관 복귀를 시사하는 모습이다.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선거를 앞두고 의도된 악의적 보도가 아니라 실제 대통령실 관계자에 의해 나온 얘기라면 대통령실 또한 크게 각성해야 한다"고 참모진을 강하게 질타했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 친인척과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은 그 어느 정권보다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며 "대통령의 참모는 대통령의 의중과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참모들은) 24시간 내내 대통령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자칫 방심하는 순간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되고 결국 대통령께 큰 누를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장 의원이 대통령 참모진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은 최근 그의 행보를 볼 때 이례적이란 평가다.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이후 국회로 복귀한 장 의원은 대통령실과 거리두기 행보를 보였다.

윤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인사정보관리단'을 둘러싼 논란이 일던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은 인사 문제를 전적으로 법무부에만 맡길 분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라고 윤 대통령을 옹호한 것이 전부다.

윤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인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경제수석 출신으로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을 전임 정부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 이유로 반대하며 그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무조정실장은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자리로 윤 은행장은 한 총리 추천 인사로 알려졌는데,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고 한 후보자의 결단을 촉구하는 등 한 총리를 압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보다 앞서 '아빠 찬스' 논란을 겪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반대하며 자진사퇴를 요구, 이를 관철했다.

윤 대통령의 정치입문부터 함께한 두 사람은 적지 않은 무게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두 사람의 행보는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윤핵관과 새롭게 윤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진 간 신경전으로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관료 출신 인사로 내각을 구성하고 검사 시절 함께했던 인사를 중용했는데, 국회로 돌아온 윤핵관이 이들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책임총리제를 약속받은 한 총리와의 신경전은 관료 출신 인사들에 대한 견제를 표면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반대로 윤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특별감찰관'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부정여론이 높은 인사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는 점에서 내부 신경전으로 보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오히려 이같은 행보를 통해 윤 대통령을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을 대신해 쓴소리를 하면서 대통령의 운신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이 임명을 연기한 윤종원, 정호영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이들의 자진사퇴 명분을 만든 점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당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건강한 당정관계 구축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당에서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의 동반 상승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윤핵관의 최근 메시지는 정부를 바르게 이끌고 가겠다는 명분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권력투쟁으로 보일 경우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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