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수요에.. 서울 대형 아파트 평균 27억원 돌파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서울 대형 아파트 가격도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규제 영향으로 중소형 아파트 여러채를 팔고 고급 대형 아파트를 사는 이들이 늘면서 대형 아파트가 전반적인 가격 상승까지 견인하는 모양새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5월 서울 전용면적 135㎡(공급면적 약 54평형) 초과 대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27억1463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7억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달 평균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1756만원이 올랐고, 작년 12월보다는 1억3439만원 상승했다.
특히 강남 지역 대형 아파트값은 29억3931만원을 기록하면서 30억원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달보다 1756만원 오르고, 작년 말보다는 1억5339만원 상승했다.
대형 아파트의 강세는 최근 짙어지는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세 부담 경감을 위해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강남권, 한강변, 우수학군 및 학원가 주변, 교통망 확충 예정지, 5년 이하 신축 등 조건을 갖춘 아파트가 앞으로도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단지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의 공급 자체가 적은 것이 가격 상승을 이끈다는 풀이도 나온다. 최성헌 직방 연구원은 “현재 서울에 있는 대규모 단지를 만들 당시 대형 아파트가 수요나 사업성 면에서 부족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이에 따라 공급 자체가 적었다”며 “그럼에도 대형·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서울에서만은 계속 있어서 이런 물량이 비교적 많은 용산, 성수의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 아파트의 상승세는 서울 전체 아파트값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5월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0.7%였는데, 중소형(60㎡ 초과 85㎡ 이하) 아파트가 같은기간 0.5% 오르고 소형(60㎡ 이하)이 보합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가팔랐다.
가격으로 분류한 분위별 매매가격에서도 똘똘한 한채 현상은 뚜렷했다. 5월 서울 상위 20%(5분위)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24억4358만원으로 작년 말 대비 6425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1~4분위의 아파트값은 1000만원 미만의 상승폭을 보였다.
대형 아파트는 앞으로도 공급량이 많지 않아 더욱 희소해질 전망이다. 분양 정보업체 포애드원이 부동산R114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말까지 전국에서 예정된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분양은 총 1만562가구로 전체 분양 예정 아파트의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중대형 아파트는 분양 때 소형에 비해 추첨 물량이 많은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향후 중대형 물량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실수요자라면 중대형 분양이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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