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18년만에'증손주'봤다

석지연 기자 2022. 5. 31. 11: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힌 어미곰 KF-94와 새끼 (사진=국립공원공단)
육안으로 확인된 RF-05 새끼 (사진=환경부)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이 복원된 지 18년 만에 첫 '4세대' 새끼가 태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겨울 이 새끼 곰을 포함한 다섯 마리가 새로운 야생 반달가슴곰 식구가 됐다.

31일 환경부·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겨울 지리산 일대의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Ⅰ급 반달가슴곰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어미 곰 3마리가 새끼 5마리를 태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공원공단은 4월 중순-5월 초까지 긴 잠에서 깨어난 어미 곰들이 새로 낳은 새끼와 함께 동면 굴에서 나오는 모습을 육안과 무인 감지 카메라 등으로 확인했다. 다만 새로 태어난 새끼들의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무인센서카메라로 포착된 KF-47 새끼 (사진=환경부)
무인센서카메라로 포착된 KF-94 새끼 (사진=환경부)

이로써 지리산 일대 야생에서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79마리(야생 출생 62, 방사·자연학습장 출생 17)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출산한 어미 곰 3마리는 각각 RF-05, KF-47, KF-94로 식별 부호가 부여된 3마리다. R은 러시아, K는 우리나라, F는 암컷, 각 숫자는 관리번호를 뜻한다.

이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개체는 지난 2004년 복원 사업 첫해 러시아로부터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된 최초의 개체(6마리) 중 한 마리인 '알에프(RF)-05'이다.

올해 2마리를 낳은 2004년생 '알에프(RF)-05'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지리산에서 7회에 걸쳐 총 10마리를 출산했다.

평균 수명 25년인 반달가슴곰의 수명을 놓고 봤을 때 '알에프(RF)-05'는 연령이 18년에 이르는 노산이지만 국립공원공단 조사 결과 건강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새끼 양육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또 이번에 최초로 4세대 새끼를 출산한 '케이에프(KF)-94'는 '알에프(RF)-05'가 지난 2012년에 출산한 케이에프(KF)-52의 2018년에 낳은 3세대 개체다.

3세대 개체인 '케이에프(KF)-94'가 올해 처음으로 4세대 개체를 출산함에 따라 '알에프(RF)-05'는 올해 자신이 낳은 새끼와 증손 자손을 동시에 맞이하게 됐으며, 4세대가 지리산에서 함께 살아가는 최초의 반달가슴곰이 됐다.

올해 출산한 나머지 어미 곰은 2014년생 '케이에프(KF)-47'로, 2마리를 출산했다. 이 개체는 지난 2018년에 2마리, 2020년에 1마리를 출산했었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추진한 이래 큰 경사를 맞았다" 며 "지리산국립공원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해 지정된 정규 탐방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고 방송 및 곰 출현주의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이번 4세대 출산은 복원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면에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정책 추진에 함께 힘을 모아준 지역 사회가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4세대 가계도 (그래픽=환경부 제공)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