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다른 스포츠"..완성차업계 전기차 분사카드 '만지작'
르노·포드, 분사 공식화..조직규모 축소
현대차·기아, 신공장·전용라인으로 대응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와 함께 아예 전기차 사업의 분사까지 계획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사업을 별도로 떼어내 투자 가치를 높이고, 사업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이미 프랑스 르노, 미국 포드 등은 전기차 사업 분사를 공식화했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분사 대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등 생산 체계의 전환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루카 드 메오(Luca de Meo) 르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가 주최한 ‘퓨처 오브 더 카 2022 콘퍼런스’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두 개의 다른 스포츠”라며 “서로 다른 스포츠를 하는 두 팀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는 산업의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신규 자본 유치, 신속한 기술 개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산업의 분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드 메오 CEO는 “내연기관의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과거의 이야기”이라며 “전기차를 성장 사업으로, 내연기관을 안정적인 현금 창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에 앞서 포드는 지난 3월 ‘전기차(포드 모델e)’와 ‘내연기관(포드 블루)’ 부문이 분리된 새로운 기업 구조를 발표했다. 포드는 신규 법인을 통해 2026년까지 연 20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짐 팔라 포드 CEO 역시“전기차와 내연기관은 조달, 공급망, 인재, 경영의 흐름 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이 같은 ‘분사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사업 분사가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 신생 기업으로 집중된 자본과 관심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사업 분사는 비대해진 조직 규모를 ‘슬림화’하는 기회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 포드는 전기차 분사 계획을 내놓으며 미국 엔지니어링팀에서 580여 명의 직원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업계는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로 전환될 경우 차량 생산을 위해 필요한 부품 수가 50%, 고용이 20~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직이 가벼워지면서 빠르게 변하는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과거 제조업과 다른 전동화 전략에 따른 우수 인력 확보 등에서도 분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반면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전기차 사업 분사에 대해 다소 다른 행보를 보고 있다.
리차드 팔머(Richard Palmer) 스텔란티스 최고재무관리자(CFO)는 “경쟁 기업들이 전기차 사업을 분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스텔란티스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사업 구조를 통해 내연기관차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전기차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허버트 다이스(Herbert Diess) 폭스바겐 CEO도 “전기차 세계에서 빠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랄드 빌헬름(Harald Wilhelm) 메르세데스-벤츠 재무책임자는 “회사를 해체하는 전략을 추구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 전체를 전동화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사업 분사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며 현대차그룹에도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사업을 분사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인력 재배치부터 분할 상장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대신 회사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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