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빛을 걷으면 빛·어금니 깨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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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세대, 혈연, 살아온 환경 등 여러 기준으로 서로를 구분 짓는다.
'오즈'에서 동생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젊은 여성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아픈 과거를 공유하며 서로를 마주 보는 데 성공한다.
서로를 구분 짓는 선이 굵어질수록 그 선을 가로지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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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 빛을 걷으면 빛 = 성해나 지음.
나와 타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세대, 혈연, 살아온 환경 등 여러 기준으로 서로를 구분 짓는다. 이 소설집은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시도와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수록작 '오케이, 부머'(OK, Boomer)에서 전교조 소속으로 스스로를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586세대의 중년 교사는 음악을 한다는 자신의 아들과 그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결국 실패한다. '오즈'에서 동생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젊은 여성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아픈 과거를 공유하며 서로를 마주 보는 데 성공한다.
책은 8개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때때로 실패하고 되레 오해를 심화시키기도 하지만 그런 시도가 가치 없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서로를 구분 짓는 선이 굵어질수록 그 선을 가로지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문학동네. 428쪽. 1만5천 원.
▲ 어금니 깨물기 = 김소연 지음.
시인인 저자가 어금니를 깨물며 힘겹게 버텨낸 날들과 가족의 이야기를 고백한 신작 산문집이다.
시인은 늘 오빠 뒤에 서있도록 종용한 어머니를 오랫동안 싫어했다고 털어놓는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의 투병으로 돌봄의 주체가 바뀌면서 '엄마는 나의 자식이 되었다'고 비로소 미움의 감정을 흘려보낸다.
자주 직업을 바꿨던 아버지의 이력을 나열하며 시인은 한결같은 무능함으로 아버지를 수식한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에 진짜 전나무를 가져와 자식들의 크리스마스에 소중한 추억을 건넸던 아버지를, 그는 무능하지만 무해했던 가족의 일원이었다고 반추한다.
마음산책. 228쪽. 1만4천500원.
▲ 고요에 머물다-노자 그 한 줄의 깊이 = 장석주 지음.
장석주 시인이 노자의 '도덕경' 여든 한장 중 마음이 끌린 문장들을 뽑아 사색을 더한 에세이다.
시골살이의 고적함에서 벗어나고자 노자를 손에 든 시인은 무위(無爲)를 추구한 노자의 철학과 삶을 연결시키며 깨달음을 얻는다.
시인은 도덕경의 '쏟아붓는 소나기는 온종일 내릴 수 없다'는 구절을 되뇌며 말 많음을 경계하라 조언한다. 퍼붓는 소나기가 얼마 못가 끝나는 것처럼 말의 폭우도 무의미하고 부질없게 끝난다고 말한다.
'발꿈치를 들고는 오래 서 있지 못한다'는 구절을 들면서는 억지스러운 자기 과시를 경계한다. 남보다 커보이고 싶은 욕망 때문에 발꿈치를 들어봤자 제 분수에 맞지 않으니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테오리아. 206쪽 1만3천500 원.
▲ 다이브 = 단요 지음.
2057년의 서울은 물에 잠겨있다. 15년 전,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땅이 줄자 전 세계적인 전쟁이 발발했고, 서울을 보호했던 댐도 파괴됐다. 가까스로 재난을 피한 소수의 생존자들은 밭농사를 짓거나 물속에서 통조림과 전자기기 등을 건지는 물꾼이 돼 살아간다. 물꾼인 선율은 과거 사람의 생전 기억을 저장한 한 기계인간을 건지게 된다.
수호라는 이름의 기계인간의 기억은 서울이 전쟁으로 물에 잠긴 2042년보다 앞선 2038년에 머물러 있다. 선율과 수호는 4년간의 사라진 기억과 물속에서 방치된 이유를 알기 위해 물에 잠긴 서울로 잠수한다.
창비. 192쪽. 1만4천 원.
hu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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