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 별명도 이제 옛말인가..롯데는 다시 뜨거워질 수 있나[SPO 이슈]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4월의 기세는 오간 데 없다. 연패의 연속. 5월 들어서만 4연패가 두 차례 나오더니 이젠 올 시즌 최다인 6연패 수렁으로 빠졌다. 그래도 한때는 봄철까지는 강해 ‘봄데’라는 별명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이야기마저 추억이 된 모양새다.
롯데 자이언츠가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4월 개막 레이스를 14승1무9패로 마치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롯데는 이달 29일까지 치른 25경기에서 8승17패로 침묵하면서 7위(22승1무26패)까지 내려앉았다. 그나마 8위 kt 위즈 역시 험난한 5월을 보내면서 순위가 바뀌지 않았을 뿐, 현재 분위기 자체는 10개 구단 중 가장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시계를 정확히 한 달 전으로 돌려보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힘겨운지 체감할 수 있다.
롯데는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치른 LG 트윈스와 3연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시리즈를 싹쓸이하면서 2012년 6월 22~24일 잠실 3연전 이후 약 10년 만의 LG전 스윕이라는 감격을 안았다.
그러나 더 큰 기쁨은 따로 있었다. 이 시리즈 전까지 4위를 기록 중이던 롯데는 2위 LG를 완파하면서 2위로 뛰어올랐다. 올 시즌 개막 전 한화 이글스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됐던 롯데의 반격이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롯데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내다봤다. 찰리 반즈라는 에이스가 굳게 버티고 있었고, 박세웅과 이인복 등 국내 선발투수들도 자기 몫을 해냈기 때문이다. 또, 스윙맨 나균안을 비롯해 구승민~김유영~최준용으로 구성된 불펜진도 수준급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타선 역시 기세가 대단했다. ‘4월 MVP’ 한동희가 중심을 잡는 가운데 이대호와 전준우, 안치홍 등이 베테랑다운 활약을 펼치면서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달력이 넘어가기가 무섭게 롯데의 추락이 시작됐다. 기점은 어린이날이었던 5일 수원 kt전이었다. 1승1패로 맞서던 마지막 3차전에서 선발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이어 사직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서 내리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래도 반등의 여지는 있었다. 5월 둘째 주 NC 다이노스와 한화를 상대로 연달아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그러나 다시 4연패를 맛보더니 최근 인천 SSG 랜더스전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면서 6연패 늪으로 빠졌다.
모든 수치가 롯데의 추락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5월 팀평균자책점 9위(4.78), 팀타율 10위(0.240) 등 기본적인 지표는 가장 아래를 밑돌고 있고, 팀출루율 10위(0.299), 팀실책 9위(25개), 선발승 공동 7위(5승), 선발평균자책점 9위(4.73), 구원평균자책점 7위(4.86) 등 다른 지점에서도 부진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4월 선전 속에서 가려졌던 미세한 잔실수가 대표적. 견제사와 주루사 그리고 수비 실책이 중요할 때마다 나오면서 어려운 경기가 계속됐다.
이 기간 악재도 잇따랐다. 주전 1루수 정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먼저 전력에서 빠진 뒤 중심타자 한동희와 전준우가 각각 옆구리와 종아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또, 27일에는 구원투수 김원중이 제구 난조를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면서 전력 누수가 심해진 롯데다.
한때 롯데는 초반 레이스까지는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면서 봄바람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렇게 얻은 별명이 봄데. 물론 이 기세를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해는 적었지만, 그래도 매년 팬들의 기대치를 부풀렸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측면도 컸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해 5월 허문회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사퇴하면서 일찌감치 순위싸움에서 밀려났고, 올 시즌에도 4월과 5월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예상보다 빨리 위기를 맞았다.
문제는 출구 전략이다. 크게 낮아진 마운드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안방과 내야는 여전히 불안하다. FA 손아섭이 빠진 우익수 자리 역시 확실하게 뒤를 이은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유일하게 희망을 걸 수 있는 대목은 부상자들의 복귀다. 일단 야수 셋 모두 빠른 복귀를 위해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또, 김원중은 28일 NC와 2군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지며 다시 초점을 맞춰가는 중이다.
어느덧 5월도 종착역으로 도달했고, 이제 여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험난한 봄을 마친 롯데는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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