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견제 위해 추진한 남태평양 경제·안보 협력 불발

이용성 기자 2022. 5. 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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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포위망을 깨뜨리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남태평양 10개국과의 안보·경제 협력 구상이 무산됐다고 AP 통신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남태평국가들과 안보와 경제 협력 방향 등을 담은 포괄적 협력 문서를 채택할 계획이었다.

AP에 따르면 중국이 애초 보낸 제안 문서에서는 경제, 문화 협력과 함께 남태평양 국가의 경찰을 훈련시키고 전통·비전통적 안보 문제에서 법 집행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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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선물 패키지로 구애에도 美 견제수단 전락 거부감 작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포위망을 깨뜨리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남태평양 10개국과의 안보·경제 협력 구상이 무산됐다고 AP 통신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일부 도서국이 자신들을 미국 견제의 수단으로 쓰려는 베이징의 속내에 우려를 느꼈기 때문이다.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의 일환으로 피지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30일(현지 시각) 수도 수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우리나라의 외무장관)은 이날 피지에서 남태평양 수교 10국과 중국·태평양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중국이 지난해 만든 회의체로 이번이 2회째다. 피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 외교장관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중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남태평국가들과 안보와 경제 협력 방향 등을 담은 포괄적 협력 문서를 채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경제·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미크로네시아연방 등이 이에 우려를 표시하며 문서 채택에 실패했다.

AP에 따르면 중국이 애초 보낸 제안 문서에서는 경제, 문화 협력과 함께 남태평양 국가의 경찰을 훈련시키고 전통·비전통적 안보 문제에서 법 집행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연방 대통령은 최근 다른 도서 국가 정상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중국과의 협정에 대해 “우리 생애 중 태평양에서 게임의 판도를 가장 크게 바꾸는 단 하나의 합의”라며 “잘하면 신냉전시대, 최악의 경우 세계 대전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회의 후 24개 항목의 구체적인 협력 제안을 공개하며 구애를 이어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의 축사에서 “중국·태평양 도서(島嶼) 국가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자”고 했다.

여기에는 남태평양 국가들에 긴급 물자 비축 센터, 기후 변화 대응 협력 센터, 빈곤 퇴치 발전 협력 센터, 농업 협력 시범 센터, 방재(防災) 협력 센터, 버섯·식물 협력 시범 센터 신설과 함께 중국·태평양 및 남태평양 국제무역디지털 박람회 개최 등이 담겼다. 2025년까지 2500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3000명의 직업 교육을 지원하며 향후 5년간 200명의 의료진을 남태평양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 사무를 전담하는 정부 특사를 임명할 계획이다.

왕 부장은 같은 날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992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과 (남태평양) 수교국과의 교역액은 연평균 13%씩 성장해 30년간 30배가 됐고, 중국 기업이 맡은 개발 프로젝트 총액이 200억달러가 넘는다”고 했다. 또 “중국이 (남태평양) 도서국에서 500개 가까운 기술 원조, 물자 원조, 차관 등 사업을 실시해 도로, 건설, 부두, 병원, 학교, 체육 시설을 건설했다”고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해 남태평양에 첫 ‘군사거점’을 마련했다. 만약 베이징이 이번 회의에서 포괄적 개발 비전까지 성사시켰다면 중국은 자국 경찰을 태평양 도서국가에 상주시키고 전용 통신망도 설치할 수 있었다.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한 중국 공세 전략에 구멍을 만들 수 있었으나 불발된 것.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솔로몬제도나 키리바시처럼 베이징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우군도 얻은 만큼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의의 최종 도달을 향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각측은 계속해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토론을 통해 더 많은 공동 인식에 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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