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김건희 평일 집무실 사진, 공사 구분 안 돼".. '건희사랑' 측 "전용기 혼자 탄 김정숙은?"

김건희 여사 지난 27~28일 대통령 집무실 방문 사진 놓고 설전
대통령실, 사진 촬영 주체 관련 "부속실 직원이 찍어" 번복 논란도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반려견들과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29일 공개됐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사진 촬영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인 김어준씨는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측이 해당 논란을 반박하며 버락 오마바 사례를 거론하자 “집무실이 아닌 대통령 관저”라고 재반박했다.

김씨는 31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오바마가 (부인과) 사진을 찍은 장소는 그 유명한 미국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가 아니라 대통령 관저”라고 했다. 이어 “미국도 대통령 부인이 사적으로 대통령 집무실에 가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 집무실에 부인이 등장하는 때는 해외 정상 부부 맞이 등 공식행사뿐”이라면서 “미국 대통령 가족이 드물게 집무실 사진에 등장하는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아들, 오바마 딸 등으로 다 아이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사진을 조용히 간직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 팬클럽을 통해 유포하는 것을 ‘뭐가 문제냐’고 하고 대통령실도 ‘사진 찍은 이가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었다’고 했다가 (대통령실 직원이 김 여사 카메라로 찍었다고) 말을 바꿨다”며 “그냥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면 될 일을 자꾸 엉뚱한 변명만 해 (의문만 쌓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2월14일 대통령 재임 당시 미쉘 오바마와 찍은 사진. 트위터 캡처

이에 ‘건희사랑’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씨가 오바마 부부 사진을 관저에서 찍었고 집무실에 가지 않았다고 한 것과 관련 “주장일 뿐이다. 반박 사진을 가능한 한 찾아서 올려달라”고 했다. 또 강 변호사는 “미국 대통령 가족은 이산가족인가? 아니면 부부가 이혼한 가정인가? 아이들은 집무실에 놀러 가도 부인은 안 간다는 말은 무엇에 근거한 것이냐. 그 말에 책임질 수 있나”라고도 했다.

강 변호사는 “대통령 부부가 휴일에 남편인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것이 공적인 일인가?”라며 “(김어준씨가) 공사를 구분 못 하고 불분동서 헤매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사의 사적 활동이 대변인실을 통해서 공개되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은 지나치게 상상력이 빈약하고 관료주의 사고에 빠진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사 구분을 그렇게 강조하시는 분이라면 김정숙 여사가 외국에 나가 대통령 앞에 걸어가며 사열을 받는 등 공사 구분 못 할 때 이를 지적하셨어야 하는 것 아닌가? 김정숙 여사의 불분동서 천방지축 행태엔 왜 눈 감으셨나”라고 묻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집무실에 안 갔나?”라며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를 혼자 타고 다닌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성실한 답변 기대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함께 앉아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29일 공개됐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김 여사는 지난 27~28일 연이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을 방문했다. 앞서 29일 김 여사의 페이스북 팬페이지 ‘건희사랑’에는 윤 대통령 내외가 반려견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간을 보낸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지난 30일 ‘뉴스공장’에서 “대통령과 집무실에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도 부인의 개인 팬클럽을 통해 공개됐다”며 “대통령 부인이 집무실에 놀러 간 사진은 처음이다. 대통령 집무실은 공적 공간이지, 부인이 놀러 가는 개인 사무실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 놀이, 대통령 부인 놀이, 적당히 좀 합시다”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러자 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김씨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이 근무하는 집무실에, 그것도 휴일에 방문하는 게 무엇이 문제이며 그것이 어떻게 ‘대통령 부인 놀이’인가”, “휴일에 대통령 부인이 사적 활동을 한 게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대통령 부인의 휴일 사생활까지 대통령실에서 관리하거나 대통령실을 통해 공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인 놀이) 적당히 하라고 하는데, 김건희 여사가 무엇을 얼마나 과하게 했다는 것이냐”라고도 했다.

강 변호사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집무실에서 부인과 애정을 한껏 드러내는 사진을 찍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김어준씨는 조선 시대 유의 지키지도 못할 엄숙주의를 내세우는 것인지, 혹 안티 페미니즘적 사고를 갖고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김 여사의 대통령 집무실 방문 사진이 김 여사 팬클럽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된 것을 두고 대통령 공보라인 관여 없이 이례적인 경로로 보안 구역 내 사진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진을 촬영하고 배포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진을 찍은 분과 바깥으로 내보낸 분은 대통령실 직원이 맞나’라는 기자 질문에 “아닌 것 같다”고 했다가, “(사진은) 김 여사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고 번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속실 직원이 찍었으며, 보안 규정상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청사 출입 시 휴대전화에 보안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이에 따라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