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상처' 평생 간다..성인 됐을 때 우울증 위험 1.84배 ↑

2022. 5. 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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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 18세 이상 성인 4652명 분석
"왕따 겪은 성인, 미경험자보다 우울증 발병률 1.84배 ↑"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청 앞에서 '왕따 방지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회원들이 왕따 없는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어릴 적에 당했던 이른바 '왕따'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외상)가 어른이 돼서도 우울증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3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연구팀이 2016년 한국인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참여한 18세 이상 성인 4652명(평균 나이 49.8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 응답자 중 우울증으로 진단된 경우는 216명(4.64%)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왕따와 같은 집단 괴롭힘이 확인되는 즉시 필요한 조처를 하고, 다른 동반 트라우마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어릴 적 겪은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트라우마와 성인 이후 우울증 발병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이 겪은 트라우마의 유형은 심리적 외상(59명), 정서적 방치(59명), 신체적 외상(54명), 왕따(51명), 성폭력(23명) 등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성인 이후 발병한 우울증과 가장 큰 연관성을 보인 것은 '왕따'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다른 청소년이나 청소년 집단으로부터 놀림을 받거나 의도적으로 따돌림을 받은 경우를 왕따로 정의내렸습니다.

연구팀은 성인이 되어 우울증을 앓을 확률을 비교하면 왕따를 겪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1.8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신체적 외상이나 정서적 방치, 심리적 외상, 성폭력 등 다른 형태의 폭력에서 비롯된 트라우마는 이번 연구에서 우울증 발병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의 인과성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트라우마의 종류가 하나일 때보다 여러 개일수록 우울증 발병 위험이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다른 폭력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했습니다.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의 종류가 5개 이상이라고 말한 응답자의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은 사람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왕따와 같은 집단 괴롭힘이 확인되는 즉시 필요한 조처를 하고, 다른 동반 트라우마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또한 피해자에 대해서는 심리적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조기에 도움을 받아야만 장기간 이어지는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전 교수는 "어릴 적 왕따 경험은 쉽사리 잊히지도 않을뿐더러 심한 경우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힐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특히 왕따 피해자는 성인이 되어서도 동료나 윗사람과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쉽게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 자체를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서울경찰청 서울 청소년 범죄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19년 1만1832건이었던 학교폭력 신고는 2020년 절반 수준인 5555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6823건으로 증가했습니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를 보면 교내(32.7%)보다 학교 밖(56.4%)이 더 많았고, 전체 범죄 가운데 19.8%는 온라인 등 사이버상에서 발생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학교 2곳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증원한다는 공약을 내놓자 경찰이 향후 5년간 관련 경찰관을 6000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폭력과 관련된 민원사항은 일반적으로 117 등을 통해 접수가 되지만, SNS 계정도 제보채널로 활용하고 있다"며 "학교를 직접 찾아가 학교폭력 관련 교육을 벌이는 등 SNS 등을 통해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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