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모신 대통령만 6명..검증받은 나라살림 일꾼" [인터뷰]
"현안 복잡해 실력 있고 마음 헤아릴 줄 알아야"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힘 있는 집권여당론'엔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등 입법 사안도 많다"
"민주당, 뼈깎는 변화 필요..내가 개혁의 씨앗"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저는 검증받은 일꾼입니다. 여섯 분의 대통령을 모시며 나라살림을 챙겼습니다. 진영과 이념에 구애받지 않고 실력으로 일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역량과 경험, 이제 경기도를 위해 쓰고 싶습니다.”
6·1 지방선거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경기도지사선거에 나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1일 헤럴드경제 서면인터뷰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근거로 ‘일할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경기도지사는 1390만 경기도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다. 현안이 복잡한 만큼 실력이 있어야 하고 도민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며 “저는 어린 시절 끼니를 걱정하며 살았다. 열다섯 살 때 성남 단대동에서 천막을 치고 살았다. 운 좋게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지만 여전히 서민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덕수상고 출신의 김 후보는 은행원으로 일하며 입법고시·행정고시를 패스한 ‘흙수저 신화’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34년의 공직생활에 대해 “정직하고 깨끗하게 살았다. 수십억원을 주겠다는 전관예우는 모두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바꾸고 싶은 경기도의 모습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다.
김 후보는 “모든 어려움은 한결같이 부족한 기회와 연결된다. 그나마 있는 기회도 기득권의 ‘기회 사재기’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진다”며 “제가 혁신과 기득권 깨기를 말하는 것도 국민, 특히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집 없는 청년·신혼부부에게 안정된 주거 여건 제공(부동산)’과 ‘GTX플러스로 하루 1시간씩 도민에게 돌려주기(교통 문제)’ 해결을 꼽았다.
그는 “우리 청년에게 아빠 찬스, 가족 찬스 없이도 노력한 만큼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경기 찬스’를 드리고 싶다”며 “누구나 약속은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못한다. 34년의 공직 경험과 대학총장을 거치며 다져온 실력으로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경기도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상대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를 강조하는 데 대해선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여당 후보가 중앙정부에 의존해 경기도 살림을 꾸리려는 모습”이라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경제부총리로 일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예산을 두고 수많은 협의를 진행해봤는데 나라와 지역발전을 위해 합리적 기준을 충족했는지가 우선이지, 지자체장의 당적을 고려해본 일이 없다”며 “저의 공직 경험이 중앙정부와 협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인 점을 언급하며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등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며 “정부여당은 물론 민주당과도 협력해 도민을 위해 저의 일머리를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가 발전하고 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에 진보나 보수, 당 색깔이 무슨 소용이고,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겠느냐”며 “어느 후보의 정책이든 도민 삶에 도움이 된다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민주당 안에 새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는 사명감 역시 갖고 있다”며 “민주당이 과감하게,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혁신할 수 있도록 제가 민주당 개혁의 씨앗이 되겠다. 제가 외쳐온 정치교체에 대해 주어진 소임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부터 변화를 만들겠다. 승자독식과 진영 논리,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 통합과 협치를 이뤄내겠다”며 “경기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믿는다. 저의 승리는 정치교체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 판세에 대해서는 “저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여론조사) 수치에 지금까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도민을 만나며 절박한 마음으로 선택을 구하고 있다”면서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려운 상황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불과 20여일 전까지 국정을 책임졌던 민주당에 질책을 보내는 도민도 많이 만났다. 그러면서도 저를 비롯한 민주당 일꾼들이 흔들리는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며 “민주당의 모습이 도민의 눈에 당장 차지는 않겠지만 변화와 혁신의 씨앗을 남겨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전국 평균(20.62%)에 미치지 못한 경기도 사전투표율(19.06%)에 대해선 “지방선거는 주민 가까이에서 일할 일꾼을 뽑는 절차로, 선거 결과는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며 “저는 도민의 현명함을 믿는다. 우리 공동체와 정치를 먼저 걱정하시던 도민을 잊을 수가 없다. 보다 많은 도민께서 민주당의 변화와 경기도의 기회에 한 표 행사하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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