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동포 작가, 이미륵 박사 이야기 다룬 소설 국내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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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동포 작가가 일제강점기에 이역만리 독일에서 총 대신 펜을 들었던 이미륵(1899 ~1950년) 박사를 모티브로 한 역사소설을 최근 국내에서 펴냈다.
이마리(정환) 작가가 쓴 '소년 독립군과 한글학교'(행복한나무刊)로, '청소년 성장소설 십대들의 힐링캠프, 독립운동'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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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호주동포 작가가 일제강점기에 이역만리 독일에서 총 대신 펜을 들었던 이미륵(1899 ~1950년) 박사를 모티브로 한 역사소설을 최근 국내에서 펴냈다.
이마리(정환) 작가가 쓴 '소년 독립군과 한글학교'(행복한나무刊)로, '청소년 성장소설 십대들의 힐링캠프, 독립운동'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소년 독립군과…'는 국내에서는 잔혹한 일제의 만행이, 독일에서는 히틀러 나치즘의 광기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주인공 미루(이미륵)와 한스의 이야기를 통해 인종과 시대를 넘어선 진정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232쪽 분량의 이 소설은 독일 히틀러 시대의 악명 높은 다카우 수용소 뒤 숲에서 문학 캠프를 하던 한스 주니어에게 유령이 출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가 지망생 한스는 할아버지의 비밀일기에서 존경하는 할아버지가 히틀러유겐트(히틀러청소년단)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나 비밀일기 속 인물들인 미루와 한스의 우정, 미루의 연인, 한스와 유대인 소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등에 푹 빠져든다.
비밀일기의 주인공 미루는 경성의전(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다니던 촉망받는 학생이었지만, 3·1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일본 경찰에 쫓기고 상하이를 거쳐 독일 유학생이 된다.
독일에서 학위를 받고 뮌헨대 교수가 되지만, 돌아갈 나라가 없는 슬픔과 한을 글로 승화한다. 특히 미루가 고향 해주를 묘사한 글은 제2차 세계대전에 패망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독일인들을 치유할 만큼 맑고 아름다워 독일 고교 교과서에 수록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센트럴 코스트에 거주하는 이마리 작가는 31일 연합뉴스에 "몇 년 전 독일 뮌헨 근교에 있는 이미륵 박사의 묘소를 방문했고, 선생의 숨은 애국심과 한글 사랑에 반해 그분을 추모할 소설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1899년 황해도 해주 태생의 이미륵은 경성의전 3학년 때 일어난 3·1운동에 가담했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국내 비밀조직인 '대한민국청년외교단'에서 활동했다. 일본 경찰 수배를 피해 상하이 임시정부로 갔다가, 안중근 사촌인 안봉근의 권유로 1920년 독일에 망명했다.
그는 광복 이후 뮌헨대 강사로 일하다 1950년 사망해 그레펠핑 묘역에 묻혔다. 1946년 자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썼고, 한국 정신문화와 생활상을 서구에 알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작가는 "이미륵은 천부적인 언어의 귀재이자 철학가로, 전쟁 후 우울한 독일 사람들에게 글로 위로를 주었고, 한국이라는 작고 가난한 나라의 경이롭고 순수한 맑음을 전해 준 한글 독립운동가"라고 소개했다.
'소년 독립군과…'는 1801년 천주교도를 박해한 신유사옥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 '대장간 소녀와 수상한 추격자들', 동학운동을 소재로 한 '동학소년과 녹두꽃'을 잇는 이 작가의 역사소설이다.
이 작가는 6월 11일 부산 동래구에 있는 문화책방에서 '나 박테리아야'의 저자인 남편 김대철 박사와 함께 '출판기념회 & 북 토크'를 열 계획이다.
이 작가는 장편소설 '버니입 호주 원정대'로 제3회 한우리 문학상 대상을 받았으며, '바다로 간 아이들'로 제8회 부산가톨릭 문예 공모전에 당선됐다. '빨간 양말 패셔니스타', '코나의 여름', '구다이 코돌이' 등의 소설을 집필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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