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연말까지 러 석유 수입 90% 줄인다..고유가 속 실효성 논란도(종합)

최서윤 기자 2022. 5. 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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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27개국이 결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만장일치 합의를 이끌어냈다.

결국 연내 러시아산 원유 해상 공급을 일체 금지키로 합의했다고 EU 고위 외교관은 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합의로 당장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 3분의 2 이상이 줄게 된다며, 이는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원이 삭감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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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산 원유 해상 운송 연내 일체 금지.."당장 수입량 2/3 이상 감축"
'세계 최장'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은 예외..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 '수혜'
유럽연합(EU) 국기 앞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게양돼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럽연합(EU) 27개국이 결국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만장일치 합의를 이끌어냈다.

유럽은 러시아 석유·가스 최대 수출처로, 유럽의 에너지 독립은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가장 강력한 제재 카드로 꼽혀왔다.

다만 반대 의견을 내온 헝가리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석유운송관은 남겨두는 일부 예외 규정을 둬 실효성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내 러산 원유 해상 운송 일체 금지…수입량 90% 감축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EU 의회에서 대러시아 추가 제재 관련 발언하고 있다. 2022. 5. 4.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열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EU 고위 외교관들을 인용해 회원국들이 러산 오일 금수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4일 발표한 대(對)러시아 6차 제재에서 러산 원유 공급 단계적 중단 방침을 발표했지만, 헝가리 등의 반대로 실행되지 못한 채 몇 주간 씨름해왔다.

결국 연내 러시아산 원유 해상 공급을 일체 금지키로 합의했다고 EU 고위 외교관은 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합의로 당장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 3분의 2 이상이 줄게 된다며, 이는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원이 삭감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연말까지 EU의 러산 석유 수입량 90%를 사실상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다만 러시아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공급은 예외로 남겨두기로 했다.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은 러시아 동부에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동유럽 3개국과 독일까지 이어지는 4000km 길이 세계 최장의 석유 운송관이다. 이번 예외 조치의 수혜국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방으로, 러산 원유의 대안이 없음을 구실로 금수 조치에 반대해왔다. EU 의사결정에는 27개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합의는 '강성'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이 요구한 '완전하고 즉각적인 금수' 조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간 유럽이 보인 높은 대러 에너지 의존도를 감안하면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2020년 기준 EU 조달 석유의 35%가 러시아산이었다.

이날 합의로 지난 4일 발표된 6차 대러 제재 다른 내용들도 확정됐다. 당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Δ스베르방크 등 러시아 은행 3곳의 국제결제망 스위프트 추가 퇴출 Δ러군 수뇌부 개인 제재 대상 확대 Δ러 국영방송사 3곳 퇴출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제재로 추가 '블랙리스트'에 오를 러군 수뇌부 명단은 이번 합의가 구체적으로 문서화될 때 발표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너무 괜찮은' 예외규정…실효성은?

블라디미르 푸틴(왼) 러시아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이 예외로 남으면서 실효성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에너지 판매량을 추적하는 전문가 그룹 '수요그룹'은 "물가 상승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과 맞먹는 화석연료 판매 수익을 계속 올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화석연료 판매 수익은 하루 약 10억~15억 달러(약 1~2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제재로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지만, 고유가 속 러시아가 얼마만큼의 손해를 볼지는 의문인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상품경제학자 에드워드 가드너는 "올해 러시아의 수출이 약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다만 그는 고유가 속 러시아보다 EU의 피해가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EU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새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러산 원유 공급량이 줄면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고유가 속 러시아는 원유 가격을 대폭 할인해서 팔더라도 가격이 너무 높으면 손실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에너지 전쟁을 시사하는 일러스트레이션.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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