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전거 타고 노점 늘고..방역통제에 '90년대' 같은 베이징

박준우 기자 2022. 5.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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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의 통제조치가 강화되면서 생긴 풍조 중 하나가 노점(路店·사진)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꽃이나 과일 등을 파는 노점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식당이나 술, 담배 등 다양한 가게가 거리에 좌판을 벌이고 있다.

당시에는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번듯한 상점보다 노점이 많았고 거래도 거리에서 많이 이뤄졌는데, 최근 베이징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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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우 특파원의 차이나인사이드

기숙사 강제 격리 된 대학생들

울타리 파괴 등 이례적 시위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의 통제조치가 강화되면서 생긴 풍조 중 하나가 노점(路店·사진)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꽃이나 과일 등을 파는 노점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식당이나 술, 담배 등 다양한 가게가 거리에 좌판을 벌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가게가 있지만 당국의 통제조치 강화로 매장 영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다. 가게만큼 물건을 많이 진열할 수 없으므로 노점상들은 자신의 전화 번호 등을 크게 적어놓고 필요한 상품을 따로 주문하라고 하기도 한다. 식당의 경우 본 가게 앞에서 ‘야외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장이 2층이나 그 위에 있다면 아예 메뉴판과 결제를 위한 QR코드를 들고 거리에 서 있기도 한다. 거리에 술과 담배를 놓고 좌판을 벌였던 한 상인은 “당장에 가계를 꾸려가기 위해선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몰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오래 거주한 사람들은 최근의 상황이 마치 199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당시에는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번듯한 상점보다 노점이 많았고 거래도 거리에서 많이 이뤄졌는데, 최근 베이징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대중교통의 이용이 크게 제한되면서 자전거 이용객이 증가한 것 역시 과거 중국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29일을 기점으로 공원, 극장 등의 출입과 일부 가게의 영업이 허용됐지만 여전히 통제가 많이 남아 있어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공공건물 출입 때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데다 자신의 아파트에 출입하는 데도 별도의 모바일 출입증을 보여주도록 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 주민 덩(鄧) 씨는 “최근에 확진자가 많이 줄었는데 규제 해제는 더디게 이뤄진다”며 “당국자들은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는 것을 막는 데만 급급할 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거꾸로 가고 있는 베이징의 시계가 1990년대를 넘어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벌어진 1989년까지 갈 수도 있다는 예측 역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수업도 없이 오랜 기간 귀향도 금지당한 채 대학교 기숙사에서 ‘강제 격리’를 당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내부 취사가 불가능한 데다 외부 음식 반입마저도 금지된 기숙사 내 학생들의 불편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15일 톈안먼 시위의 시발점이었던 베이징대에선 수백 명의 학생이 격리를 위해 만들어지던 울타리를 파괴하는 시위를 벌였고, 시위는 23일 베이징정법대, 24일 베이징사범대 등으로 이어졌다. 사실상 시위가 불허된 중국에서 학생들이 이같이 들고일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당국은 관련 내용을 인터넷상에서 검열·삭제하고 학생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수용하며 대응하려 하지만 26일에는 베이징 인근 톈진(天津)의 톈진대에서도 학생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부의 방역정책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1989년 이후 중국인들에게 ‘지워진 날짜’가 된 톈안먼 사태 기념일인 6월 4일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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