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만 한 빵 속에 양상추·치즈·햄·소스 '듬뿍' .. 심신 고달플 때 혀가 반가워하는 '클래식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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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앞으로의 유행할 아이템은 무엇인지 또 어떠한 전문가적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많은 질문을 받고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곤 합니다.
대한민국의 제과제빵 역사의 산증인들인 두 노포 빵집 외에도 개인이 오래 운영해 온 동네 빵집에서도 만날 수 있는 크런치하고도 익숙한 맛의 이 기다란 샌드위치는 참 푸짐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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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바게트 샌드위치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앞으로의 유행할 아이템은 무엇인지 또 어떠한 전문가적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많은 질문을 받고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실상 허기가 지고 심신이 고달픈 순간에 떠오르는 맛은 결국 익숙하고 힘을 뺀 편안한 맛이 되고 맙니다.
이태원 터줏대감이라 불리는 빵집 오월의종의 정웅 셰프는 가장 좋아하는 빵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 프랜차이즈 빵집의 ‘찹쌀 도나쓰’라고 답을 합니다. 트렌드나 세련된 분위기와는 먼 대척점에 서 있는 답변이지요.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 설탕에 굴린 동그랗고 쫀득한 모양의 빵과 같은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기술인들은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합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돌아서면 그리워하는 추억의 맛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의 빵집인 김영모 과자점의 오랜 스테디셀러들을 꼽자면 번뜩 떠오르는 이름만 해도 주르륵 리스트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2개씩 포장이 돼 있어 자연스레 옆 친구에게 인심을 쓰게 하는 길쭉한 크림빵들도, 동그란 휠을 닮은 모양에 촉촉한 시럽을 머금은 몽블랑도 반가운 추억의 맛입니다.
오늘 소개할 ‘바게트 샌드위치’는 참 묘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바게트 샌드위치가 대한민국 제빵사가 흘러온 시대를 반영한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업장에서는 바게트를 이용한 샌드위치 메뉴로 빅토리아 샌드위치, 아보카도&와규 샌드위치, 오트밀 샌드위치 등 다양한 종류를 준비하고 있지만 오랜 단골들은 자연스레 먼저 일반 ‘바게트 샌드위치’에 손을 뻗곤 합니다. 또 다른 제과제빵 명장의 빵집인 리치몬드 과자점에 방문하는 손님들 또한 익숙한 동선으로 이동해 비슷한 바게트빵에 튼실한 재료들이 들어간 점보 샌드위치를 찾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대한민국의 제과제빵 역사의 산증인들인 두 노포 빵집 외에도 개인이 오래 운영해 온 동네 빵집에서도 만날 수 있는 크런치하고도 익숙한 맛의 이 기다란 샌드위치는 참 푸짐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이 샌드위치는 팔뚝만큼 길쭉하고 통통한 바게트 안을 호방하게 채운 양상추와 치즈, 햄 그리고 화이트 소스나 머스터드 소스를 담뿍, 건조한 옛날식 바게트를 촉촉하게 적셔줄 점성으로 발라줘야 합니다.
제가 예전 나폴레옹 과자점에서 일하던 무렵 배웠던 이 클래식한 샌드위치들의 소스 레시피들을 떠올려 보곤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잠봉뵈르나 요리의 경계에 가까운 고메 샌드위치와는 접근성 자체부터 다른 맛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지도 모릅니다. 마요네즈 베이스에 생크림을 휘핑해 더하기도 하고 피클을 잘게 다져 단맛과 새콤한 맛의 밸런스를 굵직하게 잡아 주기도 하는데 신기하게도 이 맛이 유난하지 않지만 혀가 참 반가워하는 그런 맛이란 말이죠. 요즘의 간이나 맛에 비하면 싱거울 수도 있고 달곰할 수도 있는 이 묘한 밸런스의 맛이 가끔은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김영모 과자점 도곡타워점. 서울 강남구 언주로30길 10 현대비젼 21 / 0507-1426-2005. 08:00∼22:30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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