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마 골을 오프사이드로 선언한 부심에 박수를[김세훈의 스포츠IN]
지난 29일 유럽축구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중요한 판정이 내려졌다. 전반 41분 레알 마드리드 카림 벤제마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이 판정에 대해 적잖은 축구팬이 의아했다. 몇몇 외국 언론사들도 의구심을 표했고 일부 축구 전문가들조차 동의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기자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오프사이드가 맞다. 이 장면이 왜 오프사이드일까. 두가지만 알면 바로 알 수 있다.
첫번째는 최전방 공격수 위치다. 동료가 패스하는 순간, 최전방 공격수는 상대 최후방 수비수보다 깊이 들어가 있으면 안 된다.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일반적인 오프사이드 규정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꼭 기억할 게 있다. 최후방 수비수보다 더 뒤에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이다. 골키퍼다. 즉,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다는 것은, 최전방 공격수가 상대 최후방 선수(골키퍼 포함) 두 명 사이 또는 그보다 깊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벤제마(A) 발이 리버풀 최후방 선수 두 명 사이에 위치해 있다. 골키퍼는 최후방 세번째 선수이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오프사이드 여부 판정을 내리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두번째로 기억할 것은 수비수가 ‘고의적으로(deliberately)’ 볼을 처리하려고 했는지 여부다. 만일 이 장면에서 수비수 C 또는 D가 고의적으로 걷어내거나 패스한 볼이 벤제마에게 흘렀고 그걸 벤제마가 골로 연결했다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상대 실책으로 찬스가 주어졌고 그걸 벤제마가 골로 연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장면에서는 C, D가 B에게 태클을 했고 혼전 중에 볼이 D의 허벅지에 맞고 벤제마에게 흘렀다. 볼이 D의 허벅지 맞고 벤제마에게 간 데는 D의 고의성이 없다. 오프사이드 규정상, 수비수가 고의적으로 볼을 처리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마지막 볼터치는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이 장면에서 볼이 D의 허벅지에 맞고 A에게 갔지만, D의 의도성이 없었기 때문에 B의 패스가 A에게 사실상 바로 전달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장면은 오프사이드다.
일반적으로 상대 수비수 몸에 맞으면 오프사이드가 풀린다고 생각한다. 그건 잘못된 부분이다.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정할 때는 마지막 볼 터치가 누구였느냐가 아니라, 수비수가 의도적으로 플레이했느냐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오프사이드에서 의도적이라는 표현할 때 deliberate(ly)를 쓴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 우리가 더 자주 쓰는 것은 intentional(ly)이다. 축구에서 왜 deliberate(ly)를 쓸까. 그건 이 단어가 뚜렷한 목적성을 갖고 그 목적한 바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몸과 마음이 움직인다는 의미가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D가 태클하면서 볼이 자기 허벅지에 맞고 A로 흐른 걸 D가 의도적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 물론 D가 ‘고의적으로’ 백패스했다면 A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도 오프사이드로 선언되지 않는다. 2018년 월드컵 독일전에서 김영권은 토니 크로스가 의도적으로 걷어낸 볼을 잡아 골을 넣었다. 김영권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다.
오프사이드는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판정이다. 역대 많은 대회에서 숱한 논란이 있었다. VAR이 도입된 뒤에는 논란이 거의 사라졌다. 선수들조차 인지하지 못한 벤제마 오프사이드를, VAR 판정에 앞서 먼저 발견하고 깃발을 든 제1부심에 박수를 보낸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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