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필름]칸의 두 남자 박찬욱·송강호, 다음엔 아카데미 가나
기사내용 요약
칸 휩쓴 한국영화 2편 벌써 아카데미 언급
'헤어질 결심' '브로커' 가능성 있다고 평가
다만 국제장편영화 부문엔 각 나라당 1편
두 영화 개봉 후 전 세계 관객 반응 중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고,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박 감독이 연출한 '헤어질 결심'과 송강호가 주연을 맡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브로커'의 아카데미행(行)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려면 아직 10개월 가량 남아 있지만, 칸에서 공개된 영화들이 영화제 직후부터 아카데미 도전을 위한 홍보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영화계는 넥스트 '기생충'이 어떤 영화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영화계 관계자는 "이번 수상으로 한국영화가 다시 한 번 아카데미 무대에 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본다"고 했다.
두 영화 중 아카데미에 더 근접한 영화로 평가받는 건 일단 박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다. '헤어질 결심'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가장 평가가 좋았던 작품이다. 영국 영화 매체 스크린데일리가 종합한 전문가 평점에서 '헤어질 결심'은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19편 중 3.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와 함께 기존에 박 감독이 내놓은 영화와 비교하면 자극적인 묘사가 거의 없는 편이어서 대중에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헤어질 결심'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브로커'가 가진 강력한 대중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칸에서는 평균 평점 1점대로 박한 평가를 받았지만, 가족과 생명이라는 보편적 소재가 가진 힘이 있다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박 감독 못지 않게 세계 영화계에 잘 알려진 거장이라는 점, '기생충'과 이번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 송강호가 출연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해외 언론 역시 두 영화 모두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칸 경쟁 부문 진출작 중 아카데미 국제장편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영화로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를 모두 꼽았다. 뉴욕타임즈는 "'헤어질 결심'은 '아가씨'만큼 뛰어난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잘 만들 영화여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브로커'에 대해서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면서 "너무 달콤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아카데미는 '코다' 같은 영화에도 상을 준 적이 있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우선 노리게 되는 부문은 국제장편영화상이다. 2019년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이나 지난해 칸에서 각본상을 받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도 일단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출품했다. 이 부문은 작품상·감독상 등 주요 부문보다 자격 요건이 덜 까다로워서 후보에 오르기가 한결 수월하다.
문제는 국제장편영화상에는 각 국가당 한 편만 출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감독인 각본과 연출을 맡긴 했지만,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에서 찍었으며 한국 영화사가 제작하고 한국 기업이 투자·배급을 한 한국영화로 분류된다. 따라서 영화진흥위원회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중 한 편을 골라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영화계 관계자는 "두 영화가 모두 공개된 뒤에 관객 반응을 봐야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래도 '헤어질 결심'이 출품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외 언론도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매체 플레이리스트는 "두 영화 모두 CJ ENM이 투자한 영화다. 한국이 두 작품 어떤 영화를 골라 아카데미에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물론 두 영화 모두 아카데미 후보가 될 수 있다. 아카데미 각 부문 후보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AMPAS) 회원 전체 투표로 선정된다. 이 투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국제장편영화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함께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에서 어느 정도 관객을 끌어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일례로 출품 기준이 가장 까다로운 작품상 부문은 로스앤젤레스 시내 극장에서 일주일 내내 하루에 3회 이상 상영돼야 하고, 3회 중 1회는 주요 시간대인 오후 6~10시 사이 상영이 시작돼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한국영화 2편이 아카데미에 갈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달라진 한국영화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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