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참정권 사각지대..서비스 지원 '부실'
[KBS 부산] [앵커]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들 이야기인데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제공한다는 서비스가 어떤지 봤더니, 있으나마나한 수준이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시각장애인이 선거에 출마한 후보 공약을 보려고 선거공보물에 있는 무늬코드를 휴대전화에 갖다 댑니다.
인식 실패를 거듭하다 겨우 나온 건, 내용 없는 제목뿐입니다.
["부산광역시의회의원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다음 장과 그 다음 장에 찍힌 코드를 인식시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광역시의회의원 선거 책자형 선거공보…."]
심지어 구의원 선거공보물에 나타난 코드에서는, 엉터리로 제작된 시의원 공보물의 음성 정보가 나옵니다.
때로 정보를 충실하게 주는 공보물도 있지만, 오류가 나 내용을 알아듣기 힘듭니다.
["인적사항, 기호, 소속 정당명, 후보자 성명, 성별, 생년월일…."]
장애인용 음성 정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김영수/시각장애인 : "올바른 선거 정보를 저희가 못 받는 거니까 나아가서는 투표할 권리도 그만큼 못 받는 게 아닌가. '차라리 내가 안 읽고 말지.'라는 약간 허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참정권 보장을 위해 법을 보완해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지만, 점자 공보물 의무화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황태민/부산시각장애인복지관 부장 :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와 좀 더 보완된 USB에 (정보를) 담아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제대로 제공을 해 줬으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인쇄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측면의 노력과 함께 장애인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와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27조는 장애인 참정권 행사를 보조하기 위해 국가가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돼 있지만, 현실은 아직도 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 김기태/그래픽:김명진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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