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이전 고집하는 송영길 "청주공항 가란 말은 '억까'"

기자회견서 밝혀.. '제주도민과 합의' 조건 전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포공항 이전’ 후 해당 부지에 첨단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서부 대개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6·1 지방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발표했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천명했다. 다만 그는 해당 공약에 대해 특히 반발이 큰 제주도민과의 합의가 전제 조건이라고 부연했다.

송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을 이전해 (일대 약 1200만평의 부지를) 제2의 판교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포공항의 항공편을 인천공항으로 옮기는 통폐합으로 사실상 김포공항 없애겠다는 공약의 추진 의사를 거듭 밝힌 것이다. 그는 “주택 40만호 이상을 주변 시세 반값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송 후보는 이 후보와 함께 해당 공약을 발표했는데, 국민의힘은 물론 당 내부에서까지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민주당 제주지역 지선·보선 후보들의 반발이 거셌다. 이를 의식한 듯 송 후보는 “제주도민과의 합의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며 “중앙정부 동의도 필수적이고,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가 당선된다면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해당 공약의 대안 성격인 제주도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는 “해저터널로 KTX 제주노선을 연결해 서울역, 용산역, 창동역, 청량리역, 수서역 어디서든 제주까지 2시간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송 후보는 “제주 해저터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국책사업이기도 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송 후보는 “오영훈 후보와 사전에 상의가 되지 않은 것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 있는데, 제주도민의 동의 없이 추진될 게 절대 아니다”라고 거듭 역설했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왜곡해 ‘(강남 사람의 경우) 청주공항 등으로 가라는 것이냐’고 하는 건 ‘억까(억지로 까는) 정치’”라고 힐난했다.

송 후보는 “공약 단계이고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당연히 수도권, 충청, 제주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재차 약속했다. 그는 “윤석열정부의 ‘대통령집무실 용산 졸속 이전’처럼 졸속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반면 송 후보와 맞붙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자당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와 함께 김포공항에서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급조된 두 후보(송 후보와 이 후보)의 졸속공약”이라고 일갈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