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카소' 바스키아 작품이 위작?..논란에 FBI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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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미국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장 미쉘 바스키아.
특히 뉴욕타임스는 바스키아가 택배업체 페덱스의 포장 상자를 캔버스 삼아 그렸다는 한 작품의 경우 미술관 측이 말하는 작품 제작 연도인 1982년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올랜도 미술관장인 에런 드 그로프트에 따르면 바스키아는 이 작품을 자신을 스타 화가 반열에 올려놓은 가고시안과 상의도 없이 직접 TV 시나리오 작가 새그두더도드드 멈포드에게 현금 5천 달러(한화 약 620만 원)에 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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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미국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장 미쉘 바스키아.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그는 낙서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자유와 저항 등 흑인 정체성이 묻어나는 작품을 그려 '검은 피카소'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28살에 요절한 천재 화가인 그의 작품이 현재 미국 올랜도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데요. 이 작품들이 위작이라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 "사망 6년 뒤 만들어진 폰트 나타나…제작 연도 불일치"
뉴욕타임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예술범죄팀이 올랜도 미술관에 전시된 바스키아의 작품 25점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올랜도 미술관은 2월부터 '영웅 & 괴물: 장 미쉘 바스키아'라는 제목으로 바스키아의 작품 25점을 전시 중입니다. 대부분 지난 40년간 미공개된 작품들로, 미술관 측은 바스키아가 아트 딜러 래리 가고시안의 자택 지하 스튜디오에서 지내던 1982년 말에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바스키아의 작품이 무려 4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전시회 초기부터 작품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바스키아가 택배업체 페덱스의 포장 상자를 캔버스 삼아 그렸다는 한 작품의 경우 미술관 측이 말하는 작품 제작 연도인 1982년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덱스 디자이너에게 문의한 결과, 해당 상자에 적힌 폰트는 1994년 이후부터 쓰였는데, 해당 연도는 바스키아가 사망한 1988년으로부터 6년이나 지난 시점입니다.
올랜도 미술관 측은 작품들에서 바스키아의 이니셜을 발견했으며 권위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의혹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 "작품 공개 과정 의문에 진위 논란까지"…FBI 수사 착수
올랜도 미술관장인 에런 드 그로프트에 따르면 바스키아는 이 작품을 자신을 스타 화가 반열에 올려놓은 가고시안과 상의도 없이 직접 TV 시나리오 작가 새그두더도드드 멈포드에게 현금 5천 달러(한화 약 620만 원)에 팔았습니다.
멈포드가 로스앤젤레스 지하 창고에 넣어 뒀다가 30년간 잊고 있던 이 작품들은 2012년 그가 창고 보관료를 낼 수 없게 되면서 빛을 보게 됐습니다.
작품 25점은 경매에 넘어갔고, 할리우드 스타 부부였던 배우 조니 뎁과 앰버 허드의 이혼 소송에서 허드를 대리해 유명해진 변호사 피어스 오도넬이 6점을 구매하는 등 여러 소장자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가고시안조차 이런 그로프트 관장의 설명에 대해 "현실성 없고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게다가 작품의 출처를 뒷받침하는 해당 증언들은 마약 밀매 혐의로 수감 생활을 했던 사람들에게서 나와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FBI는 의혹이 제기되자 직접 수사에 착수해 지난달부터 관련자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FBI 조사의 구체적인 초점과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짜인 것을 알고도 예술품을 의도적으로 판매했을 경우 연방 범죄가 된다"고 전했습니다.
논란 속에서 작품들은 이탈리아 공개 전시회를 위해 6월 30일 올랜도 박물관을 떠납니다.
퍼트남 미술·골동품 감정센터에 따르면 올랜도 미술관이 전시 중인 바스키아 작품이 진품이라면 약 1억 달러(약 1,240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바스키아의 작품 '무제'는 지난주 미국 뉴욕 경매에서 8,500만 달러(약 1,053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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