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에 바란다]②尹대통령, 운동장 넓게 쓰라
[편집자주]경제적 성장과 자유의 확대를 내건 윤석열 정부가 5월 10일 출범했다.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와 시장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번영과 풍요를 꾀한다는 새 정부의 첫 일성에 따라 안팎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다만 새 정부 출범에 주어진 숙제는 녹록지 않다. 안으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경제'의 리스크에 직면한 데다 공수가 바뀐 여야의 갈등으로 '협치'가 요원한 상태다. 밖으론 재정긴축 기조가 글로벌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러시아-중국의 대립각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뉴스1>은 험난한 고비를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윤정부 출범에 맞춰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시리즈로 싣는다.
(서울=뉴스1) = "저 선수는 운동장을 넓게 쓰네요."
축구 중계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보통 시야가 넓은 선수나 팀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에게 '운동장을 넓게 쓴다'고 평한다. 그런 선수들은 누구나 예상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늘 창의적인 길을 개척하면서도 정확하게 공을 팀원에게 연결한다. 화려한 개인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한 헌신적 플레이에 비중을 둔다. 때론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첫 행보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했다. 한국 현대사적 측면에서 볼 때 제왕적 권위의 상징을 깨는 행보이자 소통 리더십의 출발이었다. 감탄사가 나올 법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여론은 불통하는 대통령으로 쏠렸다. 불통의 상징을 깨는 행보가 오히려 새로운 불통의 상징으로 전락한 것이다. 설상가상 인사 난맥상은 불통의 이미지를 더욱 극화시켰다.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치를 제안하며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사례로 들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 권력을 분산하여 권한과 책임을 함께 나눈 영국과는 달리, 책임은 나누고 권한은 독점하는 것으로 내비쳤다. 일방향적 인사를 단행하면서 협치를 강조하는 모양새가 매끄럽지 않았다. 흡사 피지컬이 좋은 축구선수가 개인기만 이어가 결국 구석에 몰리는 상황을 보는 듯 했다.
대한민국 안팎에 놓인 문제들이 심상치 않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미국과 중국의 경쟁 격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코앞에 직면했다. 치솟는 물가와 환율이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침체는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삶에 치명타를 입혔다. 개인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내외적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은 격랑 속의 작은 나룻배와 같은 모습이다. 협치가 절실한 때이다.
협치의 비결은 간단하다. 우선, 가진 것을 먼저 내려놓으면 된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면 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 성패를 좌우할 만큼 인사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과거 선거 국면에서 대통령이 강조했던 통합과 협치를 인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능력주의라는 틀에 갇힌 시야를 좀 더 넓혀 능력'도' 갖춘 인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한쪽만을 대변하는 목표가 아니라, 국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공동의 목표(goal)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용해해 하나로 수렴되는 용광로 정치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정치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기록경기가 아니다. 동료들과의 소통과 협동을 통해 승리하는 축구와 같다. 정치는 혼자서 링에 올라 상대와 싸우는 권투가 아니다. 넓은 운동장을 동료들과 함께 누비며 골(goal)을 넣는 축구다. 축구에서는 화려한 개인기를 가진 선수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읽고 팀을 위해 헌신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더 중요하다. 운동장을 넓게 쓰는 선수 말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통합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분열로 귀결됐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는 분열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면, 통합의 문을 열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심으로 성공하는 대통령의 길을 가길 바란다. 그 길은 어렵지 않다. 운동장을 넓게 쓰라.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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