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송민경 '법관의 일'

박현주 미술전문 2022. 5. 3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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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법관으로 일해온 송민경 전 부장판사가 쓴 '법관의 일'(문학동네)은 무거운 직분과 평범한 일상 사이를 오가는, '직업인으로서의 법관'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드라마에서 흔히 묘사되는 것처럼, 숨막히는 법정에서 법봉을 세 번 내리쳐 판결을 내리는, 때론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판사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스테레오 타입으로 자리잡았다.

판사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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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 "판사의 일이란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숱한 사람들을 ‘법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마주하는 가운데, 무수한 주장과 증거의 이면에 놓인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법관은 무언가를 알아내야 함과 동시에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 무언가는 도저히 알 수 없다고 고백해야 하는 사람이다."(13~14쪽)

16년간 법관으로 일해온 송민경 전 부장판사가 쓴 '법관의 일'(문학동네)은 무거운 직분과 평범한 일상 사이를 오가는, ‘직업인으로서의 법관’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대부분 법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상상할 때, 엄격해 보이는 법복과 법모, 법봉으로 대표되는 무겁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드라마에서 흔히 묘사되는 것처럼, 숨막히는 법정에서 법봉을 세 번 내리쳐 판결을 내리는, 때론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판사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스테레오 타입으로 자리잡았다.

판사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송민경에 의하면 판사는 오히려 법적 사고하에 “많이 관찰하고 적게 판단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주 많이 똑똑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직업이 판사라고 말한다. 누군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판사는 성실한 수험생처럼 살짝 주눅 든 긴장한 태도로 “당사자가 출제한” 복잡하게 얽힌 법적 난제를 가급적 신속하고 정확하게 풀어내야 한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해괴한 기담 같은 사건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회의하게 만드는 악행, 어처구니없는 우연과 한순간의 부주의가 빚어낸 참담한 불행을 매일같이 접하다보면, 그 모든 백팔번뇌에서 벗어나 조용히 쉴 수 있는 달팽이집 같은 공간이 절실해진다. 그렇게 나는 재판을 마치고 나면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움츠러든 달팽이가 되어 달팽이집을 향해 필사적으로 기어가는 것이다."(28쪽)

저자는 올해 서울고등법원에서의 근무를 끝으로 법복을 벗고 현재 법무법인(유한) ‘율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또 법률을 연구하는 법률가로서의 인생 사는 법이 이 책 안에 겹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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