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할 기회 달라".. 윤형선 "집권당 힘으로 예산 폭탄"
차량선 한명 한명에 절절한 호소
주민들, 음료·영양제 주며 응원도
출근길·상가순회 인사 등 강행군
"계양 25년과 25일 확연한 차이"
李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맹비판
6·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오후 1시부터 1시 45분까지 이 후보의 ‘골목 인사’ 유세 차량에 동승했다. “선거는 좀 어떤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힘들지만,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진다고 느낀다. 재밌는 일도 많다. 한번 타보시라”고 차량 동승을 제안했다.
이 후보의 골목 인사 유세는 시속 4㎞ 속도의 유세 차량에 탄 채,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유권자 한명 한명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이다. 이 후보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청우빌 주민 여러분” “A 미용실 사장님”이라고 유권자를 부르며 눈을 마주친 뒤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오전에는 계산4동을, 오후에는 병방동과 임학동, 계산 1·2동 골목을 다녔다. 민주당은 그동안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거로 재미를 본 바 있다. 중앙당이 지역별 통신량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주요 유세 지점을 꼽아주면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밑바닥부터 훑는 이 후보의 선거운동은 이와는 거리가 먼, ‘구식’의 방법이다.
시민과 악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왼쪽)가 30일 계양구 계산4동 거리에서 유세차에 올라탄 채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인천=뉴스1 |
이 후보는 이날 아침 7시부터 계양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유권자들을 홀로 만났다. 몇몇 유권자는 이 후보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지만, 대부분은 그냥 지나쳤다. 많은 지지자가 따라붙던 초기 유세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였다. 골목 유세 역시 수백명이 모여들던 지난 대선과는 달랐다. 캠프 관계자는 “지지자들이 따라붙으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준 일이 있었다”라며 “더 진정성 있게 유권자와 만나려는 취지”라며 비공개 유세 이유를 설명했다.
허리 굽혀 대화 국민의힘 윤형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오른쪽)가 30일 계양구 경인교대 앞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상체를 숙인 채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뉴스1 |
“여기가 사람이 많은 곳인데….”
국민의힘 윤형선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30일 오전 계양구 계산2동의 한 상가 골목에서 거리 유세를 하던 중 혼잣말로 이같이 탄식했다. 점심시간 전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음식점이나 카페가 많았던 것도 한 이유지만, 폐업한 것으로 보이는 점포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윤 후보는 “이 부근은 가장 큰 현안이 재개발·재건축”이라며 즉석에서 지역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6·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온종일 지역구 곳곳을 누비는 유세 총력전을 폈다. 오전 6시부터 인천지하철1호선 임학역 거리 인사를 시작으로 출근길 인사와 인근 상가 순회인사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투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말을 건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데면데면 지나치는 시민도 있었지만 윤 후보에게 “꼭 당선되세요”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같은 ‘덕담’을 해주는 이들도 적잖았다.
최근 이 후보가 꺼내 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두고 거센 논란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윤 후보는 “‘계양 25년’과 ‘25일’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며 “우리 지역에 대한 애정이나 고민, 책임감이 하나도 없는 공약”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계양시니어클럽과 계양다문화센터 방문을 마친 뒤 관련 질문에 “김포공항 이전은 이미 대선 때 우리 당이나 민주당 모두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공약에서 빠졌는데, 불과 두 달 사이에 가능해졌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렇게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지역 토박이’의 공약으로 계양구에 있는 귤현 탄약고 이전과 서울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연결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집권여당의 힘으로 계양에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오후에도 도보로, 또는 유세차를 타고 지역 곳곳을 샅샅이 누비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저녁엔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면담한 뒤 다시 유세차에 올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인천=김현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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