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LPGA 투어 한국선수 최고령 우승 '새 역사'

최현태 2022. 5. 3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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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지은희(36·한화큐셀)의 별명은 '맏언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7승을 올린 후루에가 자로 잰 듯한 퍼트와 정확한 쇼트게임을 선보인 반면, 지은희는 짧은 퍼트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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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대회 정상
9번홀 샷 이글 성공.. 기선 제압
日 신예 후루에 3홀차로 따돌려
통산 6승.. 생애 첫 '매치퀸' 등극
US여자오픈 출전권 확보 '겹경사'
지, 36세 17일.. 박희영 기록 경신
30세 넘어 4승 따내는 진기록도
지은희가 3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에서 한국 선수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운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지은희(36·한화큐셀)의 별명은 ‘맏언니’다. 경력이 말하듯, 투어에서 뛰는 현역 한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기 때문이다. 2008년 웨그먼스대회에서 데뷔 첫승을 차지한 지은희는 2009년 최고 권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통산 5승을 쌓으며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주춤했다. 2019년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이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세계랭킹도 83위까지 떨어져 오는 6월2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처럼 절치부심하던 지은희가 노련미를 앞세워 생애 첫 ‘매치퀸’에 오르며 US여자오픈 출전권을 극적으로 거머쥐었다. 지은희는 3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달러) 결승에서 ‘루키’ 후루에 아야카(22·일본)를 2홀 남기고 3홀 차로 제쳐 감격스러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년4개월 만에 통산 6승을 ‘매치퀸’으로 장식한 지은희는 LPGA 투어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36세 17일)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20년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박희영(35·이수그룹)이 작성한 ‘32세 8개월 16일’이다. 지은희는 6승 가운데 4승을 30세를 넘어 따내는 진기록도 남겼다. 우승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8000만원). 찜통더위 속에 전날 8강전과 4강전, 이날 준결승과 결승전 등 이틀 동안 4개 매치를 뛴 지은희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었다. 푹 쉬고 US여자오픈에 나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준결승전에서 미국 교포 앤드리아 리를 4홀 차로 가볍게 꺾고 결승에 오른 지은희는 열네 살 어린 후루에를 노련미로 압도했다. 다만, 초반은 지은희가 끌려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7승을 올린 후루에가 자로 잰 듯한 퍼트와 정확한 쇼트게임을 선보인 반면, 지은희는 짧은 퍼트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후루에가 더블보기를 한 3번 홀(파4)을 따낸 지은희는 4번(파5), 6번 홀(파5)에서 파를 지키지 못해 1홀 차로 뒤졌다.

하지만 지은희는 8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반격에 나섰다. 티샷한 볼이 핀을 한참 지나는 듯했지만 경사를 타고 다시 홀 쪽으로 흘러내린 덕분에 4 버디 기회를 잡았고 지은희는 이를 놓치지 않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승부처는 9번 홀(파5)에서 기록한 샷 이글. 67야드를 남기고 웨지로 친 볼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로 빨려 들어가자 지은희는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이후 경기 흐름은 지은희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기세가 오른 지은희가 10번 홀(파4)에서 어려운 2 파퍼트를 성공한 반면 위축된 후루에는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 지은희는 11번 홀(파4)을 내줬지만 12번 홀(파4)에서 후루에가 3퍼트 보기를 범하면서 2홀 차 리드를 되찾았다. 이어 지은희는 16번 홀(파5)에서 4m 파퍼트를 집어넣었고, 후루에는 3퍼트 보기를 범하며 백기를 들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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