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격전지] 인천 막판 변수 김포공항 이전..유정복 "말도 안돼" 박남춘 ".."

인천=김태호 기자 2022. 5. 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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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송영길 '김포공항 이전' 정책협약식에
박남춘 불참 "안 간 게 아니고, 몰랐다"
유정복 "선거 며칠 앞두고 구멍가게 옮기는 것도 아니고"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의 리턴매치..서로 "내가 잘했다" 호소

인천에는 총 13개의 지역구 의석이 있다. 30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10석, 국민의힘이 2석, 공석이 1석이다. 바로 이 공석으로 있는 인천 계양을이 인천시장 선거전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전임 시장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와 현 시장 박남춘 민주당 후보의 ‘리턴 매치’에서, 판세를 변화시킬 이슈로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이 등장한 것이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뉴스1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 지방선거 막바지 표심(票心)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유 후보는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세 도중 기자와 만난 유 후보는 “선거를 며칠 앞두고 무슨 구멍가게를 옮기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얘기에 대해 언급할 가치를 못 느낀다”며 “(이 후보는) 입만 열면 무책임하고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지난 27일 이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아라김포여객터미널에서 ‘김포공항 이전’ 정책협약식을 할 때 참석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30일 유세 중 기자와 만나 당시 행사에 불참한 이유를 묻자 “안 간 게 아니고, (협약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30일 인천 남구 주안동 주안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남춘 더큰e음캠프 제공.

인천시장 선거는 2010년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된 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번갈아 시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송영길 시장 전에는 안상수 전 시장이 재선을 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송 후보를 꺾은 사람이 유정복 후보였고, 그 4년 뒤에는 박남춘 후보가 유 후보를 이겼다. 이번에는 4년 만에 ‘리턴 매치’가 펼쳐진다.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의 승부인 만큼, 두 후보는 서로 ‘내가 더 시정 운영을 잘 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 후보는 이날 인천 남구 주안동 주안시장 사거리에서 유세차량에 탑승해 마이크를 잡고 “지난 4년간 인천을 도시경쟁력 1위로 만들고, 2년 연속 공약이행평가 최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라고 외쳤다.

비슷한 시각 유 후보도 인천 중구 공항철도 운서역 인근에서 유세차에 올라 “저는 인천시 재정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저는 인천시 빚 3조를 갚았고, 박남춘 시장은 200억원을 갚았는데 자기가 빚을 다 갚았다고 거짓말합니다”고 말했다. 또 “유정복이 언제 인천e음 카드(인천 전자 지역사랑상품권)를 없앤다고 했나, e음 카드 내가 만들었습니다”라며 “(박 후보 측이) 이제는 흑색선전을 합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유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를 보이고, 박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14~15일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지지율은 유 후보 39.9%, 박 후보 35.8%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인천 지역 사전투표율은 20.1%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20.6%)보다 조금 못 미치지만,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다. 두 후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출마한 계양을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을 보면 저희(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나오신 것 같다”고 했다. 유 후보는 “높은 사전 투표율이 지방 권력을 바꿔야 한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인천 미추홀구 주안시장에서 거리유세에 나선 박 후보에게 상인들은 “시장님이다”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주안동에서 30년째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정곤(70)씨는 “이전 시장들이 빚을 많이 졌다는데, 박 시장은 빚을 많이 갚았다고 하더라”라면서 “4년 간 탈 없이 인천을 좋게 만든 것 같다. 한 번 더 해서 벌려놓은 일 마무리를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미진(50)씨는 “다른 지역들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긴다고 한다”며 “민주당이 너무 그러면(위축되면) 반대편에서 또 마음대로 할 것 같아 박 후보를 밀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가 30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신기시장에서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김태호 기자

일부 시민들은 유 후보의 인천시장 시절을 떠올리며 그를 지지했다. 미추홀구 신기시장 상인 김준회(39)씨는 “유 후보가 시장했을 때 인천 발전에 큰 기여했다고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 석남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순희(65)씨는 “유 후보가 인천e음카드도 만들지 않았느냐”며 “시민이 원하는 것에 목소리를 내주고 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연수구 옥련동에 사는 이서현(64)씨는 “유 후보가 시장했을 때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지지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서 민주당이 싫어졌다”며 “유 후보가 우직하게 주어진 일을 잘 할 것 같다”고 했다.

서구 가좌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오모(67)씨는 “광주광역시 사람이어서 문재인을 엄청 좋아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좀 못해야지”라며 “유 후보가 (시장할 때) 잘했다. 구도심 재개발해줄 사람은 유정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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