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에서 참여' 패러다임 전환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이 쏘아올린 남자골프 '부활 신호탄'
MZ부터 가족갤러리까지 전세대 참여
"골프 대회 보다 전시회 같아요"
베테랑 양지호, 14년만 첫 우승 일등공신 '부인 캐디'
8인의 프로에게만 정복된 극악의 코스세팅
변별력과 재미 '두마리 토끼' 잡아
프로골프대회의 소통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프로골퍼들의 신기에 가까운 골프실력을 겨루는 경기장에 더는 머물지 않는다. 패러다임 전환의 판을 깐 것은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
지난 29일 막을 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선 MZ세대는 물론 어린이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대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코로나 뒤 3년만에 갤러리에게 열린 골프대회장의 문. 블랙스톤GC의 풍광과 특별한 놀거리, 수준 높은 경기력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자 대회기간 내내 1만6000여명의 구름갤러리가 몰렸다.
15년차 베테랑 골퍼 양지호의 '132전 133기'의 첫 우승 스토리는 '화룡점정'. 가족들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에 꼭 맞춘 듯 그의 캐디백은 아내 김유정씨가 메고 있었다.
5월의 골프 축제 KB리브챔피언십 모든 세대 총출동
KB금융그룹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각 세대에 눈높이에 맞는 공간을 통해 골프라는 스포츠를 자연스레 느끼게 한다는 복안.
갤러리 프라자에 설치된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포토 핫플레이스인 ‘그래피티 아트월’이 대표적이다. 대회장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은 이곳에서 즉석 인화해 제공됐다. 골프 대회 관전이 처음인 갤러리를 위해선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3~4라운드에 골프장을 찾은 갤러리는 도슨트 전문 요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편하게 대회를 관전할 수 있었다. 골프대회보다는 전시회에 온 것 같다는 갤러리들의 평이 이어지기도.
동코스 9번 홀에 설치된 ‘리브 패밀리 아일랜드’는 어린이와 가족 갤러리의 신나는 놀이터가 됐다. 에어 바운스와 풋 골프, 물총 놀이터가 운영됐고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텐트 등 쉼터와 어린이 음료가 무상으로 제공됐다. ‘리브 패밀리 아일랜드’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친환경 14인승 전기 카트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골프장을 수놓은 노란 물결은 KB금융그룹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KB금융그룹 홍보 부스는 갤러리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했다. KB국민은행의 대면 채널인 ‘KB 9To6 Bank’ 소개와 더불어 MZ세대 디지털 플랫폼인 ‘Liiv Next’, KB증권의 ‘M-able mini’, KB손해보험의 ‘다이렉트앱’, KB국민카드의 ‘KB Pay’, KB캐피탈의 ‘KB차차차’, KB저축은행의 ‘키위뱅크’ 등 KB금융그룹 계열사의 주요 플랫폼을 체험하는 갤러리들도 눈에 띄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함께 준비한 게임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자리도 마련했으며,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들에게 선착순으로 모자, 우산, 캐릭터 마스크 및 부채 등 풍성한 선물을 제공했다.
14년만의 우승시킨 캐디 부인
모처럼 만난 갤러리 앞에서 선수들도 힘을 냈다. 특히 우승을 차지한 양지호는 챔피언조의 박성국과 마지막 날까지 치열한 접전의 명승부를 펼쳤다.
팽팽했던 승부는 17번 홀에서 갈렸다. 양지호는 페어웨이가 좁아 까다로운 17번 홀을 먼저 파세이브로 지켜냈다. 뒷 조의 박성국은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깊은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4번 만에 간신히 탈출했고, 결국 더블 보기를 적어내 2위로 내려앉았다.
뒷 조의 상황을 모르던 양지호는 18번 홀 세컨샷을 앞두고 깊이 고민했다. 투온을 노려 공격적으로 갈 것인 것, 쓰리온으로 안전하게 플레이할 것인지를 두고 망설였다. 마음을 굳힌 양지호는 투온하기 위해 우드를 빼들었지만, 캐디인 부인 김유정 씨가 “안전하게 쓰리온으로 가자”며 클럽을 빼앗았고, 결국 안전하게 쓰리온에 성공, 파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뒤 조 박성국의 상황을 안 양지호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부인 김유정 씨와 포옹하며 데뷔 이후 133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우승 후 양지호는 “18번 홀에서 투온할까 망설였는데 아내가 ‘오빠 안전하게 가자’해서 그 말을 들었다”며 “아내가 항상 잘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을 못 했다. 오늘은 정말 고맙다. 아내 말을 잘 들어서 우승한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극악코스 블랙스톤 이천, 신들린 8명만 언더파
블랙스톤 이천GC은 난도가 높고 질긴 러프로 유명하다. 티박스에서 바라보는 페어웨이는 좁디좁아 정교한 샷이 필요하다. 또한 7,284야드의 전장 때문에 비거리도 함께 챙겨야 하는 어려운 코스다.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의 마지막 날, 최종 스코어로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단 8명뿐. 난도가 높은 코스는 남자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공격적인 플레이를 연출하게 하면서 골프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마지막 날 이글 2개를 비롯해 총 7개의 이글이 쏟아졌고, 버디는 1037개가 나왔다. 반면 보기는 1606개, 더블 보기도 327개나 나오면서 분별력 있는 선수와 아닌 선수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선수들의 공격적이면서 화려한 플레이는 갤러리를 모은다.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는 오후 2시가 넘어서도 갤러리의 입장 행렬이 이어졌다.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 대회가 종료되는 점을 감안해서 오후 2시 이후에는 갤러리의 방문이 점차 뜸해지기 마련. 하지만 선수들의 플레이에 매료된 갤러리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이 남자 골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가족단위 갤러리와 코로나 기간 동안 골프에 입문한 MZ세대의 관람유도에 중점을 두었다고 언급하며 5월 가정의 달에 개최되는 골프대회인 만큼 전세대가 즐기는 복합문화이벤트로의 성격을 가미하고자 했다”고 했다.
김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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